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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바이오제약' 힘싣기 통할까 [2017 승부수]LG생과 합병, 조직개편 마무리…기초소재·배터리 재편 본격화

김장환 기자공개 2017-01-05 08:16:56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4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LG생명과학과 합병을 완료하고 조직개편까지 마무리했다. 기존 LG생명과학이 영위했던 사업부를 본부급으로 재편하며 바이오제약 사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정상화는 곧 LG화학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지난 2일 LG생명과학 합병에 따른 조직개편을 완료했다. 기존 3개였던 사업부를 기초소재사업본부, 전지사업본부, 정보전자사업본부, 생명과학사업본부 등 4개로 늘렸다.

생명과학사업본부는 LG생명과학을 합병하면서 만든 사업본부다. LG화학은 15년 전 신약 연구 부문을 분사해 LG생명과학을 탄생시켰다. 바이오의약 부문을 독자적으로 경영하면서 크게 키우기 위한 목적이었다. LG생명과학은 그러나 수익성을 예상보다 늘리지 못했다. LG화학은 이에 따른 어려움을 고려해 LG생명과학의 재흡수를 결정하고 이달 1일자로 절차를 완료했다.

LG화학은 생명과학사업본부에 연간 3000억 원 이상 자금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장기 성장전망을 고려해 레드바이오 사업 부문을 공격적으로 키우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투자비 책정이다. 바이오 시장은 크게 그린·화이트·레드 바이오로 나뉜다. 그린과 화이트는 각각 농업과 식량, 환경 및 에너지를 말하고 레드는 의료 및 제약 부문이다. 전자는 자회사 팜한농에서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다.

그동안 LG생명과학의 가장 큰 어려움은 투자비를 마련하는데 애를 겪었다는 점이다. 신약 개발까지는 상당한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임상 단계를 모두 포함하면 한 가지 신약을 개발하는데 적어도 10년 넘는 기간이 소요된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해서 R&D 투자를 벌여야 하는데 LG생명과학의 수익 기반으로는 감당이 어려웠다. 결국 LG화학에서 공격적인 자금 지원을 끌어내게 되면 부담없이, 그리고 공격적으로 신약개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생명과학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LG화학의 생각은 흡수합병 후 선택한 수장만 보더라도 확연한 의지가 엿보인다. LG화학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직접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을 당분간 겸직키로 했다. 새롭게 재배치된 나머지 각 사업부는 기존 사장들이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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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석유화학제품(기초소재) 부문에서 재편 절차도 올해부터 보다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고부가가치 제품에 힘을 싣는 대규모 투자 결정을 지난해 이미 발표했다. 기초소재에 집약된 사업구조를 고부가 가치 석유화학 제품으로 대체하겠다는 게 기본 생각이다. 메탈로센계 폴리올레핀(PO), 고기능 ABS 및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차세대 고흡수성 수지(SAP) 등 고부가 제품 관련 매출을 3조 원 규모(2015년 기준)에서 오는 2020년까지 7조 원대로 늘리기로 했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기존 기초소재 제품 범용라인을 메탈로센계 전용 라인으로 전면 전환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자동차 및 IT 소재로 적용되는 고기능 ABS 제품 생산공장도 생산능력을 15만 톤에서 30만 톤까지 늘린다. EP 부문은 기술력 있는 외부 업체를 인수해 덩치를 키울 생각이다. 이 같은 절차를 위해서는 조 단위의 자금을 투자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두 자리를 달리고 있는 배터리(전지사업) 부문 투자 및 매출 확대 역시 올해 빼놓을 수 없는 숙제다. 배터리 부문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은 지난해 GS이엠과 양극재 사업 부문 인수 계약을 맺은 일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재료로 활용되는 소재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전구체→양극재→배터리로 이어지는 전 생산 과정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의 양극재 사업 인수는 점진적 시장 확대를 고려한 조치다. LG화학에 따르면 2015년 17조 원에 그쳤던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오는 2020년 41조 3000억 원대까지 확대가 점쳐진다. 전기차 수요가 증대되고 있고, 가정에서도 대용량 배터리에 대한 수요 확산이 기대된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재료 수요 역시 동반 성장이 점쳐지는 만큼 양극재 사업을 인수해 수직계열화를 서둘러 완성하는 방식으로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LG화학은 지난해 이처럼 기존 사업부 재편뿐 아니라 바이오제약 부문까지 직접 흡수하면서 장기 성장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관건은 올해 첫단추를 얼마나 잘 끼우느냐 여부가 거론된다. 이를 위해서는 바이오제약뿐 아니라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기초소재와 배터리 등 정통사업에서 발 빠른 안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LG화학에게 2017년은 그만큼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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