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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재계 신년회…더 빛난 손경식의 '노익장' 10대 총수 전원 불참…손 회장, 회원사 스킨십 주도

박창현 기자/ 장지현 기자공개 2017-01-05 08:11:34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4일 18: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 탓일까. 10대 그룹 총수들은 약속이나 한 듯 재계 최대 행사인 대한상공회의소 추최 신년 재계 인사회에 모두 불참했다. 김이 확 빠진 행사였기에 유독 백발의 손경식 회장의 행보가 더욱 돋보였다. 공식 행사 시간보다 일찍 행사장에 나와 참석자들과 연신 인사를 나눴다. 그룹 경영과 현 정국에 대해서도 진심을 쏟았다. '노익장'이 반쪽 행사의 빈 자리를 채웠다.

대한상의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재계 신년 인사회를 개최했다. 신년 인사회는 주요 기업인과 정부 각료, 국회의원 및 주한 외교사절, 사회단체·학계·언론계 대표 등이 대거 참석하는 경제계 최대 행사다.

신년인사회
대한상공회의소가 4일 오후 5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2017 경제계 신년인사회' 행사를 개최했다.

하지만 올해 신년 인사회는 반쪽 행사로 전락했다.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데다 특검 조사까지 앞두면서 대거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10대 그룹 총수들은 단 한명도 행사장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이날 오전까지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신동빈 회장은 오후에 돌연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 졌다. 지난해엔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회장, 권오준 회장, 조양호 회장 등이 참석했다.

침체 분위기는 행사장까지 이어졌다. 삼삼오오 작은 무리를 이뤄 담소를 나눌 뿐 축제의 기분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절제된 분위기 속에 행사 참석자들도 조용히 행사 시작을 기다렸다.

하지만 손경식 회장의 등장과 함께 행사장의 공기가 180도 달라졌다. 올해로 여든을 내다보는 백발의 손 회장은 행사 시작 30분 일찍 행사장에 나타났다. 의전 인원은 보이지 않았다. 출입문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인사를 마치고는 말그대로 편안히 행사장을 누볐다.

전임 대한상의 회장인 손 회장은 말그대로 유명인사였다. 손 회장이 움직이는 동선마다 인사를 하기 위해 참석자들이 모여들었다. 손 회장의 손은 쉴 틈이 없었다. 고령임에도 조금의 지치거나 싫은 기색 없이 사람들의 손을 맞잡았다. 지인들에겐 덕담을, 처음 본 사람들에게는 만남의 인사를 전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모기업 회장은 손 회장과 함께 사진 찍기를 요구했다. 손 회장은 흔쾌히 포즈를 취해줬다.

경영 철학과 현재 시국에 대한 소신있는 발언도 이어졌다. 먼저 CJ의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의 메시지를 보냈다. 손 회장은 "올해 경영은 새로운 시장 개척과 M&A에 방점을 찍었다"며 "특히 동남아 시장에 제조 기반을 확대하는 등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CJ CGV의 터키 진출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재현 회장이) 건강을 추스리고 있지만 (회복되는 속도가)조금은 더디다"며 "하지만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현 세태와 관련해서는 재계 큰어른 답게 걱정 어린 조언을 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노력을 많이 했는데 빛을 못봐 안타깝다"는 말을 전했다. 다른 재계 인사들이 정치 문제에 대해 일절 입을 다물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손 회장에게 인사를 청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곧 행사 시작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시작됐다. 손 회장은 목례로 대신하며 귀빈 단상으로 발 길을 옮겼다. 자리를 옮기는 와중에도 그의 목과 손은 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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