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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의 R&D 승부수 [thebell note]

노아름 기자공개 2017-01-13 08:17:18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2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큰 애벌레가 되지 말자."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은 부서장들이 모인 신년 첫 월례회의에서 대뜸 '애벌레 론(論)'을 꺼냈다. 이대로 덩치만 키워가다간 살집이 두툼한 애벌레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유별나게도 여행업은 자본 공세의 무풍지대로 여겨진다. 그간 유수의 기업이 여행업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이런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기업이 하나투어다. 현재 다섯 개의 대기업 계열 여행사의 송출객을 합쳐도 하나투어의 절반에 못 미칠 정도다.

이 때문에 하나투어는 업계 선두기업이라는 현상유지만 해도 향후 수십 년은 문제없을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하나투어는 최근 나비가 되겠다며 보다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새로운 마음가짐은 올해 상반기 신설 예정인 글로벌플랫폼사업부(가칭)를 통해서 확연하게 느껴졌다.

곧 모습을 드러낼 글로벌플랫폼사업부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R&D)이 중심이 되는 조직이다. 항공권, 현지 교통수단, 숙박, 즐길 거리 등의 예약을 한 곳에서 완료한다. 이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하나투어는 해당 부서를 신설하고, 국내 여행업계에서는 최초로 R&D 전담 전문 인력을 채용한다. 다만 기존의 패키지여행이나 테마여행을 넘어서는 영역인 탓에, 하나투어 내부에서도 플랫폼 구축 완료 시기를 선뜻 예상하지 못하는 상태다.

사실 하나투어의 선택에는 새로운 캐시카우를 만들려는 포석이 깔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패키지여행 비중은 2015년 63.4%까지 낮아졌고, 그 자리를 자유여행객이 메우는 추세다. 하나투어의 고민은 자유여행의 수익성이 패키지여행보다 낮아, 시간이 지날수록 이익이 줄어든다는 점에 있다. 여행객의 선호도를 억지로 바꿀 수 없는 한 하나투어가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의미다. 플랫폼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을 제외하면, 인건비 등 판관비가 적게 들어 매력적인 선택지다.

아직 하나투어의 R&D 실험 성공 가능성은 알 수 없다. 다만 태스크포스팀 차원도 아닌 정식 부서를 신설한다는 점에서 플랫폼 신사업을 패키지·자유여행을 잇는 세 번째 캐시카우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여행업의 역사를 새로 쓴 하나투어가 플랫폼을 통해 '애벌레'에서 '나비'로 비상할 시점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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