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 자초한 파라다이스, 예견된 '실패' [Deal story]사행업종 한계, 레퓨테이션 저하 '낙인 효과'…회사채 시장 훈풍에 '찬물
김시목 기자공개 2017-01-24 08:23:08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0일 09: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다이스의 공모 회사채 시장 데뷔는 결국 실망스럽게 끝났다. 지난해 연말 돌연 회사채 발행을 취소하며 레퓨테이션(평판) 하락 등 자본시장의 불신을 자초한 게 치명적이었다. 조달 준비 내내 따라붙은 사행성 업종이란 한계 역시 기관투자자들의 부담감을 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당장 AA급 우량 신용도에도 불구하고 파라다이스의 미매각이 연초 훈풍에 돌던 회사채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회사채 조달을 준비 중인 발행사나 채권을 담으려는 기관투자가 역시 재무실적이 양호한 우량 이슈어의 미매각 소식에 셈법이 복잡해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파라다이스는 이달 17일 1000억 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300억 원 가량의 미매각을 냈다. 트랜치(tranche)는 3년 단일물로만 구성했지만 수요예측엔 700억 원의 자금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최대 1500억 원으로의 증액 발행 계획 역시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두 달 전 수요예측 당일 발행을 취소하며 투자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시장 불신을 자초한 결정이란 점에서 향후 회사채 조달에 악재가 될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일방적 결정이라는 점 또한 레퓨테이션(평판) 리스크를 높인 것이다.
게다가 뉴 이슈어로 주목받긴 했지만 파라다이스가 영위하는 분야가 사행성 업종으로 투자자들 부정적 시선이 많았다. 특히 회사채 조달이 전무한 발행사의 경우 투자자들은 더 엄격하고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댈 수 밖에 없다. AA급 수익 및 재무실적이 사실상 무의미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뉴 이슈어(Issuer)란 점에서 기관들의 투자 유니버스에도 포함되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돌발 행동으로 기관을 비롯한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며 "과거에도 파라다이스와 같은 잘못된 행보로 수년간 자본시장을 찾지 못하는 기업들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AA급 신용도를 보유한 파라다이스의 회사채 수요예측 미매각은 시장에도 반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A급은 물론 A급까지 특별한 신용도 이슈가 없는 한 상당수 기업들이 연일 오버부킹을 이어가며 무난하게 자금유치를 성사시킨 상황에서 파라다이스의 결과는 찬물을 끼얹은 것.
실제 같은 날 회사채 수요예측을 했던 현대제철은 총 1조 4000억 원 이상의 청약자금을 끌어모으며 역대 최고 자금유입 기록을 갈아치웠다. 롯데쇼핑, CJ E&M을 시작으로 LG유플러스, CJ프레시웨이 등까지 이번 주 A~AA급 이슈어들은 대부분 공모액의 수 배에 달하는 수요를 확보했다.
한편 파라다이스는 수수료율로 18bp에 그치는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회사채 발행 시장의 인수수수료가 평균 20bp 가량에서 형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처음 등장하는 이슈어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수료율을 제시한 데 대한 불만 역시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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