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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 꺾인 IRP 성장세…역성장 사업자도 속출 [퇴직연금시장 분석] ② 은행 주춤·증권 약진…기업은행은 역성장 기록

최은진 기자공개 2017-02-08 08:44:08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3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15년 폭풍성장했던 개인형퇴직연금(IRP) 시장이 1년만에 힘이 빠진 모습을 보였다. IRP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대거 인출했기 때문이다. 일부 사업자는 역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IBK기업 등 대형 사업자들의 IRP 적립금 규모가 감소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 IRP 비중 축소…임원 중간정산 금지 탓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기업형IRP와 개인형IRP를 합산한 총 적립금은 13조 213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1조 5820억 원 증가했다. 전년도 증가폭이 3조 3735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 내 IRP 비중은 지난 2015년 9.3%에서 9.1%로 하락했다.

IRP1

IRP는 개인이 가입할 수 있는 퇴직금 통산계좌로,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들이 퇴직할 때는 IRP를 통해 수령해야 한다. 또 퇴직연금에 추가납입해 세액공제를 받고자 할 경우에도 IRP가 쓰인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연금전용절세통장'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며 IRP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2015년 말 기업 임원들의 중간정산이 전면 금지되면서 IRP 성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임원들은 마지막 중간정산이라는 점에 2015년 대거 퇴직금을 빼냈고, 이 자금은 IRP로 흘러들어갔다. 2016년에는 중간정산 금지로 성장에 제약이 따른데다 2015년 유치된 기업 임원들의 IRP 계좌까지 줄줄이 해지됐다.

보통 12월 연말정산을 앞두고 적립금이 대거 확대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난해 12월 한달간 늘어난 금액은 3600억 원에 불과하다. 2015년 12월 한달간 1조 5853억 원이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성과다. 절세혜택을 노린 투자자들도 IRP를 외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ISA, 개인연금 등 절세 혜택 상품으로 자금이 분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 시중은행 퇴직연금 부서 관계자는 "2015년 임원 중간정산 일몰에 대비해 IRP로 자금이 대거 몰리며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2016년에는 원래 수준으로 회귀했다고 보면 된다"며 "규모가 큰 기업 임원들의 자금이 더이상 IRP로 흘러들어오지 않게 된데다 이미 가입한 자금이 인출까지 일어나며 IRP 성장이 둔화됐다"고 말했다.

◇ 은행 빈틈 노린 증권 약진…국민은행 실적 '톱'

지난해 IRP 실적은 은행업권이 가장 많은 7275억 원을 쌓았다. 그러나 점유율은 68.5%에서 65.8%로 크게 꺾였다. 2015년 IRP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며 적립금을 대거 유치했지만 지난해 시장 성장에 한계를 느낀 후 마케팅을 거의 접다시피했다. 대신 ISA, 개인연금 등의 자산 모집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은행업권 중 KB국민은행이 2103억 원의 실적을 거두며 업권 내에서는 물론 전체 퇴직연금 시장 내에서도 가장 높은 실적을 보여줬다. KB국민은행은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IRP 적립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점유율은 18.4%에서 17.8%로 감소했다.

이어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1000억 원대 실적을 기록하며 IRP 실적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업권은 6262억 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은행업권 실적보다는 다소 낮지만 퇴직연금 시장 내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꽤 약진했다는 평가다. 특히 은행이 IRP 마케팅에 손을 놓자, 그 빈틈을 파고들었다. 전체 증권사들이 IRP 영업에 매진하다시피 했다.

증권업권 사업자 중 미래에셋대우가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IRP 적립금을 통합해 7700억 원으로 확대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IRP 시장 점유율은 2%대에서 5.8%로 뛰었다.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순위는 9위권에서 6위권으로 도약했다.

HMC투자증권의 IRP 적립금이 두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말 기준 IRP 적립금은 1389억 원으로 전년대비 743억 원 증가했다. IRP 마케팅을 강화하며 업계 최초로 연금몰을 만드는 등의 노력을 한 끝에 얻은 성과로 풀이된다. 또한 계열사인 현대차그룹 직원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 점 역시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다.

반면 지난해 IRP 시장에서 역성장을 기록한 사업자도 속출했다. 특히 상위 사업자인 IBK기업은행에서 가장 많은 662억 원이 이탈했다. 중소 및 영세기업과의 계약이 많아 이탈 자금도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외 퇴직연금 사업에서 발을 빼기로 한 SH수협은행에서 39억 원이, 동양생명에서 18억 원이 빠져나갔다.

IRP2
* 미래에셋대우의 2015년 적립금은 옛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산 값 /
* KB증권은 옛 현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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