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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빅배스' 단행 미청구공사 등 잠재부실 4Q 실적에 반영, 감사보고서 '의견거절' 감안

김장환 기자공개 2017-02-09 09:59:18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8일 19: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이 잠재적 부실로 지목된 미청구공사 대금을 손익에 반영하는 등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지시로 이뤄졌다. 안진회계법인이 대우건설의 작년 3분기 검토보고서를 거절하자 이를 계기로 잠재 부실을 모두 털고 가자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수천억 원대 손실을 반영했다. 해외 플랜트와 더불어 각종 미청구공사 대금 등을 일시에 손익에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은 이같은 실적을 오는 9일 발표할 예정이다.

대규모 손실 반영은 안진회계법인이 지난해 3분기 검토보고서에 '감사 의견거절' 판정을 내리면서 비롯된 일이다. 안진회계법인은 이에 대해 '대우건설이 제시한 미청구공사 대금, 공사 수익, 확정계약자산 등 주요 계정의 적정성을 판달할 수 있는 적합한 자료를 제시받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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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감사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된 항목은 미청구공사 대금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9월말 현재 연결기준 2조 158억 원대 미청구공사 대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가장 많은 미청구공사 대금을 보유하고 있는 사업분야는 플랜트(5641억 원) 부문이다. 주택 4392억 원, 발전 3735억 원, 해외인프라 2954억 원, 토목 2220억 원, 건축 1266억 원 등으로 뒤를 잇고 있다. 안진회계법인은 대우건설의 미청구공사 대금에 숨겨진 부실이 더 있을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

산업은행은 금감원 조사 등 회계감사 의견거절 문제가 확산되자 지난해 11월 안진회계법인에 대우건설 해외 사업장 전체를 직접 실사토록 허용했다. 시장의 부정적 인식을 서둘러 제거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결정한 사안이다. 그 결과를 토대로 드러난 대우건설의 잠재 부실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거 반영토록 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마저 거절을 당하게 되면 상장폐지 등 최악의 상황에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은행은 올 10월 이전에 대우건설 지분 매각을 완료할 생각이다. 상폐시에는 매각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이번 손실 반영은 대우건설의 주가에 대한 산업은행의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우건설의 주가는 5000원대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거액의 손실을 반영하더라도 주가가 심각한 수준까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주식 매입가는 주당 1만 8000원 대다. 현 시점에서 매각시 대규모 투자 손실을 보는 게 불가피한 만큼 향후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부실을 털어내야 한다.

대우건설은 빅배스를 통해 향후 추가적인 이익 환입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 진행률에 따라 발주처에 청구한 공사비 중 못 받은 자금을 계상하는 항목인 미청구공사에는 받을 수 있는 대금 역시 다수 포함돼 있다. 지난해 이를 한꺼번에 털어내면서 향후 받은 대금은 영업외이익으로 고스란히 계상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지난해 4분기 회계에 대규모 손실을 반영한 상태이고 이 중 상당수는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 쥐고 있는 미청구공사 대금 등 계정"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빅배스를 단행하는 게 주가 등 지표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산업은행의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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