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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의 한화생명 엑시트, 주관 외면하는 IB ING생명 상장 등 업사이드 가능성 저해…헐값 수수료도 매력 낮춰

민경문 기자공개 2017-02-10 08:30:00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9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한화생명 지분 재매각에 나섰지만 주관사 후보로 지목되는 국내외 증권사들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투자 단가 대비 주가가 워낙 낮아 예보의 거래 의지가 불확실한데다 ING생명 등 올해 예정된 생명보험사 IPO 등이 투자 매력을 분산시키고 있다. 매도 주체가 공기업이다보니 수수료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는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달 초 보유중인 한화생명 지분(15.25%)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사 1곳, 외국계 1곳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일단 기존 매각 주관사(NH투자증권, UBS증권)의 계약 기간 만료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기간을 연장하기에는 공정성 지적이 나올 수 있었다. UBS증권의 경우 IB수뇌부 이탈로 거래 수행이 어렵게 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작 국내외 증권사들은 제안서 제출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량 자체가 적고 향후 업사이드(upside)가 낮다는 우려 때문에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기업 딜이라는 점 때문에 일단 제안서를 제출하겠지만 흥행을 기대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역마진 리스크의 완화 추세와 지급여력 비율 하락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에도 불구 한화생명의 실적은 제자리걸음이다. 작년 3분기 누적 순익(4128억 원)은 전년동기 대비 20% 줄었으며 4분기 순익(4억원) 역시 시장 전망을 하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1월 4일 7220원(종가 기준)이던 주가가 최근에는 6440원(8일 종가)까지 떨어졌다. 예보 매입 단가(주당 1만645원)의 60% 수준이다. 2013년 3월과 2015년 10월 각각 2.5%와 7.5%를 매각했을 당시 거래 단가가 7000원 후반대였다. 당시 지분을 사들였던 투자자(한화생명 포함) 입장에선 손실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경쟁사인 ING생명이 올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중이라는 점도 한화생명에 대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연내 ING생명 상장을 추진키로 결정한 상태다. 양사가 비슷한 시기에 공모 작업에 임한다면 투자자군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한화생명 지분의 매도 주체가 공기업이라는 점에서 주관사 선정 당락은 결국 수수료 수준으로 결정될 것"이라며 "굳이 헐값 수수료를 써내면서까지 경쟁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상장 작업에 착수한 동서발전과 남동발전의 경우 주관사는 모두 국내 증권사로 채워졌다. 인수 수수료는 10bp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입찰제안요청서(RFP)에 기재된 것처럼 예금보험공사가 블록딜이 아닌 경쟁 입찰 방식의 지분 매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 매각 방식과 마찬가지로 15%의 한화생명 지분을 다수의 과점주주에 처분하는 형태다. 예금보험공사는 앞서 우리은행 지분 29.7%를 7곳 투자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시장 관계자는 "설사 주관사를 선정하더라도 한화생명 주가가 워낙 낮아 일정 가격을 넘지 않으면 지분 매각을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에 공적자금 3조5500억 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 이후 꾸준히 지분매각을 단행해 왔지만 지금까지 2조1400억 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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