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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늦깎이 모바일어플라이언스의 화려한 재기 [IPO & CEO]이재신 모바일어플라이언스 대표

신민규 기자공개 2017-02-23 08:39:00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0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네비게이션과 블랙박스를 수출하는 모바일어플라이언스의 기업공개(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471.31대 1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100억 원 미만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 8394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최근 공모 침체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기존 제품군에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 등을 더한 게 스마트카 및 자율주행차 산업 트렌드에 정확하게 부합하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이재신 모바일어플라이언스 대표(54세·사진)는 일반 공모청약 마감날인 지난 17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한때 회사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모바일어플라이언스에 투자해서 손실 본 곳이 없게 됐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원재료 공급업체를 비롯해 국내외 바이어와 은행, 벤처캐피탈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진부한 성장 스토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모바일어플라이언스의 지난 13년 연혁을 되돌아보면 감개무량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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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이 대표의 첫 직장인 대우통신 영업인력과 개발인력이 2004년 의기투합해 차린 회사다. 10년 넘게 잘 다니던 회사가 IMF 금융위기로 해체되면서 창업 기회를 맞았다.

'대우맨'이 차린 회사의 초기 실적은 놀라웠다. 국내 바이어들을 상대로 네비게이션 개발 프로젝트를 따내기 시작하더니 창립 1년만에 독일 보쉬와 지멘스의 품질테스트를 통과해 바이어 계약을 체결했다. 설립후 3년만에 IPO를 추진할 정도로 이 대표가 '생각만 하면 다 이뤄지던 때'였다.

하지만 2008년 '키코(KIKO) 손실 사태'로 위기는 한순간에 찾아왔다. "'저 회사 망합니다', '거래 끊으세요.' 경쟁사들이 국내 바이어와의 계약을 끊기 위해 별소리를 다하고 다녔다. 위험을 인지하고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미처 손쓰기도 전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예정됐던 대기업의 투자도 무산되니까 도산법 책이 손에 잡혔다. 주변에선 회사를 접고 새로 차리는 게 빠른 길이라고 조언했다."

'나부터 살자'고 마음먹기엔 관계맺었던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불과 며칠전만 해도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앞두고 업계 키맨들을 영입해왔다. "잘 나가던 사람을 회사가 곧 상장할 거라고 꼬셔서 데려왔는데 오자마자 키코사태를 맞았다. 원재료를 납품하는 공급업체부터 바이어들까지 '이재신'이라는 사람의 신뢰가 무너져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바이어들이 기술력을 믿고 원재료를 사주면서 '위기를 잘 극복하라'고 응원해줬는데 그 고마움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힘든 시기를 내수로 버틸 수 있었던 것도 국내 바이어 덕이 많았다. 현대모비스, 한라마이스터, 아이리버 등에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납품했던 제품들이 줄줄이 히트를 치면서 재기에 발판을 마련했다.

회사는 2015년 6월, 6년만에 은행간 자율협약을 졸업했다. 이 대표는 사옥부터 옮겨 새롭게 시작했다. 경기도 안양의 대륭테크노타운으로 이전해 관악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방향에 그간 고생했던 개발인력들의 자리를 배치했다. 키코사태 직전에 데려왔던 차경환 부사장(최고기술책임자)의 방에서도 관악산이 보인다.

이후 사세는 다시 급속도로 확장됐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BMW의 최종공급사로 선정돼 블랙박스와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수출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였다. "당시 BMW나 아우디가 제안요청서(RFP)를 보내면 '가민', '고프로'와 같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입찰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선 우리가 유일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현저하게 떨어졌지만 독일 자동차제조기업들의 브랜드 자부심이 대단했던 게 오히려 장점이 됐다. 아무리 유명한 브랜드가 입찰에 참여해도 자기 회사의 품질시스템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수출길이 다시 열렸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가 초기부터 해외 메이저 완성차 업체의 애프터마켓 제품을 공급하는 시장에 주력한 점도 주효했다. 고객이 최종적으로 차량을 인도받기 전에 옵션형태로 블랙박스나 HUD 등을 선택하면 모바일어플라이언스의 제품이 설치되는 식이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그간 성장을 이끌어 온 블랙박스 및 HUD에 이어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한 ADAS까지 더해 메이져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더해 스마트카 솔루션 선도업체가 되겠다는 복안이다.

고객사 역시 BMW, 아우디, 하만에 이어 벤츠의 1차 제품 공급사로 등록되는 등 확장일로를 밟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 폰터스 인수를 발판으로 시판용 제품에도 차차 도전해나갈 생각이다.

이 대표는 향후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해 추가적인 자금조달도 염두에 두고 있다. 52명 수준의 자사 인력을 2배 수준으로 키워 관계사 포함 인력을 총 300여 명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하이패스 분야 선두주자인 엠피온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전문개발사인 텔레컨스에도 지분을 투자해 전후방 연관 산업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나이가 들면 행복의 기준이 바뀌는 것 같다. 50이 넘어가면서부터는 꼭 행복이 개인의 부와 일치하진 않는다. IPO를 시작으로 회사 조직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가고 싶다.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유치 기회가 많을텐데 모바일어플라이언스에 투자한 관계자들이 앞으로도 손실을 보지 않고 모두 이익을 보는 게 꿈이다."

이재신 모바일어플라이언스 대표 약력

△부산 가야고등학교 졸업
△경북대학교 졸업(1987년, 전자공학전공)
△연세대학교 대학원졸업(1999년, 전자공학전공)
△대우통신주식회사 수석연구원 역임(2000년)
△모바일어플라이언스 대표(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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