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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감사위원제도]지방은행, 관료출신 '독차지'⑪동향 출신 선호, 금감원·한은 전직 임원 대다수...정부 로비창구 역할

김선규 기자공개 2017-03-07 11:13:49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6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방은행들은 모두 상임감사위원을 두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감사위원회를 운영 중인 지방은행들은 감사위원 대부분을 관료출신으로 채우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해당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근무한 이력이 있는 인물들로 감사위원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은행을 비롯한 6개 지방은행은 모두 감사위원을 두고 있으며 이중 5명은 관료출신이다. 부산은행과 제주은행은 한국은행 출신이 감사위원을 맡고 있고 대구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은 금융감독원 출신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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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지주 자회사인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2005년 이후 줄곧 감사위원을 선임해왔다. 광주은행은 한복환 전 금감원 실장이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감사위원은 2007년 잠시 광주은행 감사위원으로 근무하다가 2014년 다시 복귀한 이례적인 케이스다. 당시 은행권 감사위원 자리에 전·현직 금감원 인사들이 잇따라 선임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감사위원직을 중도 하차했다.

전북은행은 2012년 김광연 전 금융감독원 은행서비스국장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김 감사위원은 목포고등학교 출신으로 6년 간 감사위원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북은행의 주요 영업거점이 서남권인 만큼 지역 출신 인물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한 것이 아니냐는 후문이다. 전임 감사위원인 박병명 씨도 금감원 국장출신으로 전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동남권을 거점지역으로 삼고 있는 부산은행은 2014년 박창언 전 한국은행 부산본부 본부장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경남고등학교 출신인 박 감사위원은 2008년 한국은행 부산본부 기획조사실장, 부산지역에 위치한 동아대학교 금융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전임 감사위원으로 정민주 금감원 기획조정국장, 박창규 금감원 은행검사 부국장 등을 선임한 부산은행은 줄곧 관료출신을 감사위원으로 내정했다.

부산은행과 함께 BNK금융지주 계열사인 경남은행은 관료, 정치인 등 다양한 인물들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모두 부산 및 경상남도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한국산업은행 출신인 현 감사위원인 정봉렬 위원은 진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전임 감사위원은 세계일보 기자 출신인 박판도 위원이었다. 경상남도의회 의장을 역임한 박 전 감사위원은 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선임 당시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로 비난 받기도 했다.

대구은행은 정통적으로 금감원 출신으로 감사위원을 선임해왔다. 박남규 현 감사위원은 금감원 일반은행검사국 팀장 출신이고, 정창모 전 감사위원도 금감원 총괄조정국 팀장이었다. 반면 제주은행은 한국은행 출신들이 연이어 감사위원직을 차지했다. 장세근 현 감사위원은 한국은행 총무국 국장이었고, 정희석 전 감사위원도 한국은행에서 인사경영국장을 역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이 감사위원을 주로 관료출신으로 선임하는 이유는 감독기관과의 관계형성과 바람막이용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며 "특히 해당 지역 출신을 등용해 학연과 지연 등으로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물론 일부 지역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관료출신 선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관료출신 카드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울에 위치한 금융당국과 접점이 부족한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해당 지역 관료출신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지역 정치인 혹은 행정 기관장 출신들로 구성해 지역 평판 및 영업기반을 관리한다"며 "반면 관료출신을 감사위원으로 앉히고 서울 금융당국과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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