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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손실' 산업은행, BIS비율 15% 유지 비결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산출, 지분 32.9% 보유한 한국전력 영향 '상당'

안경주 기자/ 김장환 기자공개 2017-03-06 08:45:0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3일 19: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조 원에 달하는 거액 손실로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예상된 산업은행에 반전이 일어났다. 대규모 손실에도 불구하고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하 BIS비율) 15%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대규모 손실을 냈지만 BIS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 한국전력공사 등 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자기자본이 늘면서 산업은행의 자기자본 역시 증가한 효과를 봤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조선·해운업 부실에 따른 구조조정 비용으로 인해 별도기준 3조 원에 가까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가집계를 마쳤다. 이는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은 손실 규모이자 2015년(-1조8951억 원)에 이은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다.

산업은행은 이번 대규모 손실로 이익잉여금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자기자본 감소로 인한 BIS비율 하락이 우려됐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BIS비율 15%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분기말 BIS비율이 15.5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3조 원에 달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0.5~06%포인트 가량 하락하는데 그칠 것으로 본 셈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손실에도 BIS 비율이 15%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부 재정지원 없이 손실을 감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BIS비율 추이

그렇다면 산업은행의 BIS비율이 소폭 하락하는데 그친 이유는 뭘까. BIS비율이 연결재무제표로 산출되는데다 한국전력 등 보유 주식 덕을 봤다는 게 산업은행 측의 설명이다.

산업은행 다른 관계자는 "회계기준이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바뀌면서 BIS비율은 연결재무제표를 반영해 산출하도록 하고 있다"며 "별도기준 3조 원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연결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산업은행은 2015년 별도기준으로 1조8951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연결기준으로 1조740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당기순이익 8180억 원을 기록한 2014년의 2배가 넘는다. 이는 주식을 보유한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내면서 산업은행의 연결기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의 BIS비율은 2015년 9월말 14.83%에서 2015년말 14.16%로 0.67%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정확한 집계가 나와봐야 하지만 지난해 역시 비슷하다는 게 산업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단적으로 한국전력이 지난해 7조148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산업은행은 보유한 지분율(32.9%) 만큼 이익으로 잡히는 것이다.

여기에 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자기자본이 늘면서 산업은행의 연결기준 자기자본이 덩달아 증가한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회계규정상 지분율이 20%가 넘는 관계회사는 지분율 만큼 회계장부에 반영해야 한다.

손실로 인해 이익잉여금이 줄면 자기자본이 감소한다. 자기자본이 BIS비율의 분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줄어든 만큼 BIS비율이 낮아진다. 하지만 한국전력 등 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늘어난 자기자본이 반영되면서 산업은행의 연결기준 자기자본 감소폭이 줄어드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2015년 대우조선해양의 자기자본이 감소하면서 지분법(당시 보유지분 49.7%) 평가에 의해 자기자본이 1조 원 넘게 줄었지만 한국전력의 자기자본이 13조 원 가량 증가하면서 이를 만회할 수 있었다.

한국전력이 지난해 7조 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이번에도 산업은행의 자기자본은 1조9000억 원 가량 늘어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추산된다. 앞선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막대한 부실을 떠안게 되면서 대규모 손실을 봤지만 대우증권 매각, 비금융자회사 매각, 그리고 한국전력 등 주식보유 기업의 성장 등으로 BIS비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올해 기업구조조정이 확대되더라도 감내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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