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대안' 삼성카드 활용 시나리오, 가능성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유상감자로 삼성생명에 잉여자본 이전…계열사 투자여력 확대
원충희 기자공개 2017-03-16 10:04:38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5일 11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중간금융지주회사가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떠오르는 대안 중 하나가 삼성카드의 분할합병 및 유상감자 시나리오다. 삼성카드의 잉여자본을 삼성생명으로 이전시켜 계열사 지분 보유여력을 확대하는 방안이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계열사만 따로 모아 단순 금융지주체제를 갖추는 것은 현재 법 테두리에서도 할 수 있다며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특검 수사로 삼성의 지주전환 특혜로비가 불거지면서 삼성금융지주의 핵심 키였던 중간금융지주 방식이 사실상 무산됐다. 중간금융지주는 삼성물산 등 일반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관련법 제정이 필수다. 현 체제 안에서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이 공존할 수 있어 삼성이 가장 심도 있게 고려한 것으로 알려진 시나리오였다.
작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중간금융지주사 관련법 도입논의가 무르익었지만 지난 2월 공정위가 최순실 국정농단(삼성특혜로비 관련) 수사 등과 맞물려 압수수색을 당하자 추진동력이 크게 약해졌다. 더구나 대통령 파면 이후 조기대선 체제가 가동됨에 따라 중간금융지주 도입은 뒷전으로 밀렸다. 삼성특혜 논란이 불거진 만큼 이 제도는 당분간 주요의제로 채택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으로선 새로운 금융계열사 재편계획이 필요하게 됐다.
금융권에서 떠오르는 대안 중 하나는 삼성카드의 잉여자본을 삼성생명으로 이전, 계열사 지분 보유여력을 확대해 금융계열사를 모으는 방식이다. 비록 중간금융지주보다 삼성 입맛에 맞지 않겠지만 단순 금융지주체제를 갖추는 것은 현행법 테두리에서도 가능하다.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하나는 삼성카드를 사업회사(영업부문)와 투자회사(자본부문)로 분할해 자본을 보유한 투자회사를 삼성생명과 합병하는 방안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삼성카드가 유상감자를 실시해 삼성생명에 의제배당을 하는 것이다. 둘 다 결론적으로는 삼성카드의 자본을 삼성생명으로 이전시키는 방법이다. 삼성카드는 자산 약 22조 원 가운데 자기자본이 6조 6000억 원으로 타 카드사 대비 잉여자본이 2조 원가량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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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 회사 분할합병보다 유상감자가 더 현실성 높은 시나리오라는 관측이다. 유상감자는 의결권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결의가 가능한데다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이라 소액주주의 반발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용측면에서도 분할합병 보다 낮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카드가 지난해 8월 31일 자사주 579만주를 매입한다고 공시하자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의 주가가 동반 급등한 현상도 이를 방증한다. 시장에서는 삼성생명 지주화의 전초작업으로 봤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향후 삼성카드 자사주를 취득, 지분율을 높여 소액주주 및 외국인 주주의 눈치를 보지 않고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보험업법상 계열사의 투자한도가 일반계정(변액보험·퇴직연금 외 보험자산 계정) 총자산의 3%로 제한돼 있다. 현재 삼성증권(30.1%) 삼성카드(71.86%), 삼성자산운용(98%), 삼성화재(15.9%) 지분을 확보했지만 금융지주회사법상 자회사 기준(상장사 30%, 비상장사 50% 이상)을 맞추려면 삼성화재 지분 추가매입이 불가피하다.
삼성화재가 보유한 자사주(15.93%)가 유력한 잠재매물인데 약 2조 원 가까운 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삼성생명의 계열사 투자여력이 3000억 원 미만으로 추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화재 지분을 살려면 다른 계열사 지분을 팔아야 하지만 그럴 바에 삼성카드의 잉여자본을 흡수해 여력을 늘리는 게 더 나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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