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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세코닉스 대표 "5년 뒤 매출 1조 꿈꾼다" 전장사업 퀀텀점프 기반 구축…'티어1'급 부품사가 주요 고객

이경주 기자공개 2017-03-28 08:50:46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7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갤럭시노트7 단종 폭풍은 수많은 부품업체들을 할퀴고 지나갔다. 공장가동률 하락으로 수백억 원 대 적자를 내는 기업이 속출했다. 하지만 이 모델에 카메라렌즈를 공급한 세코닉스는 정반대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3125억 원)은 전년에 비해 27% 증가했고 영업이익(140억 원)도 9% 늘었다. 비결은 폭풍 성장 중인 전장사업에 있었다. 전장사업은 같은 기간 매출(약 1031억 원)이 50%나 늘어 노트7 충격을 만회하고 남는 성과를 냈다.

덕분에 세코닉스는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확실한 것으로 평가되는 몇 되지 않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더벨은 24일 전장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은경(44. 사진) 세코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경기도 동두천 본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광고사PD 포기하고 IR담당…'을'로 시작한 경영 수업

박은경 사장님
박 대표는 세코닉스 창업주 박원희 회장의 1남1녀 중 막내 딸이다. 사회생활은 가업과 무관한 광고회사 프로듀서(PD)로 시작했다. 2003년 돌연 회사 일을 도우라는 부친의 요청에 세코닉스에 입사했다. 박 사장의 오빠는 의사로 가업 승계에 관심이 없었다. 전자부품 제조업계에 흔치 않은 여성 CEO가 탄생한 시발점이다.

박 회장의 경영수업은 가혹했다. 회사 얼굴 역할을 하는 IR담당 실장을 첫 보직으로 맡긴 것. 기관투자자들을 상대하며 철저히 '을'의 입장에서 회삿일을 배워야 했다. 덕분에 박 사장은 단기에 회사 현황을 꿰뚫을 수 있었다.

다음 과제는 더 어려웠다. 박 사장은 몇 년 뒤 전장사업 영업부로 배치됐다. 국내외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직접 영업을 해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내야 했다. 박 사장 지휘 아래 세코닉스는 2005년부터 자동차용 렌즈 시장에 뛰어들었고, 2007년 카메라모듈 사업으로 저변을 넓혔다.

세코닉스는 현대모비스를 최대 고객사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전장사업은 현기차 주요 차종에 후면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며 지난해 연간 매출의 3분의 1을 담당할 정도로 성장했다. 박 사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께 전장사업 총괄 사장이 됐고 지난해 대표이사로까지 승진했다. 세코닉스는 현재 스마트폰용 렌즈 사업을 총괄하는 전문경영인 권혁대 사장과 박 사장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박 사장은 "아무래도 오너의 맏딸이 직접 영업을 하고 현장관리를 하니 고객사가 더 신뢰해 주는 측면이 있다"며 "덕분에 1년에 3개월 이상을 주로 해외에 나가있어 남편과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 티어1급 고객사 유치…5년 뒤 1조 매출 보인다

세코닉스는 내부적으로 5년 뒤인 2022년 회사 매출이 1조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3125억 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목표치가 아닌 전망치다.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것으로 보일까봐 외부에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 내용이다.

중장기 성장을 담보할 프로젝트들이 이미 하나 둘 진행되고 있다. 우선 자동차 헤드렘프용 프로젝션 모듈을 생산하는 폴란드 공장이 성공적으로 구축됐다. 프로젝션 모듈이란 헤드렘프 중앙에 있는 눈알 모양의 등을 말한다. 이 모듈은 세코닉스의 렌즈 기술이 내재화 돼 있다. 최근 헤드렘프가 LED방식으로 전환되면서 보다 선명한 빛 구현을 가능케 해주는 프로젝션 모듈 채택이 늘고 있다.

이 공장은 국내 완성차업체인 H사가 유럽으로 공동 진출을 권해 지난해 7월 착공했고 지난달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H사의 3개 유럽 차종에 2018년까지 프로젝션 모듈을 공급하기로 한 상태다.

박 사장은 "지난해 인수한 프로젝션 모듈 업체 ‘SAL'과 세코닉스의 광학렌즈 기술이 시너지를 이룰 것이라고 H사가 긍정적으로 판단해 공동 진출을 하게 됐다"며 "폴란드 공장은 내년부터 매출과 수익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 성장은 글로벌 자동차부품 '티어1' 업체와의 협업이 담보하고 있다. 세코닉스는 유명 티어1 업체인 C사와 수주 계약을 맺은 상태다. 올해 공급규모는 미미하지만 전장 특유의 높은 진입장벽을 넘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카메라렌즈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면 수혜를 온전히 누리게 되기 때문이다.

장기 성장은 미래 산업인 ‘자율주행' 분야에 있다. 세코닉스는 올 초 세계최대전자쇼 CES2017에서 기조연설을 할 정도로 자율주행 분야에서 떠오르고 있는 미국 N사와 파트너쉽을 맺고 ‘사물인식 알고리즘' 관련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하고 있다. N사는 이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카메라렌즈가 세코닉스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때문에 글로벌 고객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박 사장은 "N사를 통해 몇 곳의 고객사에서 (렌즈 관련)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자율주행차는 2020년~2025년은 돼야 대량생산을 시작할 텐데, 시장변화 단계 단계에서 우리는 부품사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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