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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高' 패러다임 전환, 위기이자 기회" [2017 더벨 경영전략 포럼]'고금리·고유가' 수출 악재…'IT·화장품' 차별화로 中 출구 찾아야

길진홍 기자/ 박상희 기자/ 박창현 기자공개 2017-03-30 09:04:0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9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를 지배해온 '저금리·저유가·약달러' 패러다임이 흔들리고 있다. 올 들어 미국이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바닥을 기던 유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외환시장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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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더벨 경영전략 포럼' 사회를 맡은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저성장 장기화 늪에 빠진 우리 경제는 사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등 불확실성 국면에 직면해 있다.

올해 우리 기업들은 경기 흐름을 어떻게 예측하고, 어떤 전략을 짜야 할까. 더벨은 29일 '3저(低) 시대의 종식,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고금리·고유가 시대 도래와 중국 사드 보복 등 불안한 정치 상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경제 동향을 살펴보고,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美 금리인상 수출 경쟁력 악재, 품질로 극복해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29일 열린 '2017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나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고금리·고유가 현상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경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주요 기업들의 경우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 하락을 품질로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 실장은 "고금리와 환율 변동성은 기업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금리가 높아지면 가계 부채에 부담을 줘 내수 회복을 지연시키고, 기업의 투자비용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해 경상수지 흑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시장금리가 당분간 완만한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주 실장은 "미국 정책금리 인상으로 한국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 같은 연장선에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4년 6월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인상으로 전환되던 당시 약 1년 4개월 후(2005년 10월) 한국 통화정책 기조 역시 비슷한 흐름으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금리 수준을 현 1.0%에서 연말 기준 1.4~1.6% 사이로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 방향성은 당분간 불확실성 궤적을 그릴 전망이다. 주 실장은 "미국 정책금리 인상 기조가 현재 원화의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지정학적 차원에서 반대 경우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언제든 강달러가 연출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선진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버블, 가계 부채 위험 등을 대비한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우리나라도 이 같은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퍼펙트 스톰' 4차 산업혁명 대비해야

불확실성 파고 앞에서 스스로 중심이 되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변신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변준영 EY한영 어드바이저리 본부 전략 리드 파트너는 "전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국면에서 우리 기업들이 제4차 산업혁명 시대까지 맞이하게 됐다"며 "단순 구조조정을 넘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변 파트너는 4차 산업혁명을 위기이자 기회로 정의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제조와 금융, 유통업 등 전 사업 분야의 업태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존 산업의 붕괴와 신규 산업 대체가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점쳐졌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기반의 혁신 기업만이 생존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그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존 산업은 붕괴되고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결국 업태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비디오 렌탈 업체 블록버스터(blockbuster)와 넷플릭스(netflix)의 흥망성쇠를 들었다. 블록버스터는 2000년 대 초까지 미국 영화 렌탈 시장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비디오 렌탈 산업이 붕괴되자 2010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빈자리는 넥플릭스가 채웠다. 넥플릭스는 AI 기반 하에 영화 맞춤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2014년 영화 렌탈 시장을 평정했다.

변 파트너는 저성장과 4차 산업혁명이 몰고올 퍼펙트스톰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재편(BPR)과 △재무구조 최적화 △글로벌화(Globalization) △디지털 혁신(Digitalization)을 기업들에게 주문했다.

특히 사업재편과 디지털 혁신을 크게 강조했다. R&D/디자인과 유통,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수 있느냐가 기업경쟁력의 척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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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7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드 충격, IT·금융·화장품 차별화 꾀해야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사드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국의 경제적 퇴로가 막혔다며 이를 대체할 사업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5%를 넘어섰다"며 "삼성, 현대차, 롯데 등 주요 대기업들도 매출액의 15~20%가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 배치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에서 경제적 퇴로가 막히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수립하고 있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전략이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철강, 석유화학, 섬유 등 수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산업들이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에게 추월당한 만큼 새로운 시장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안 교수는 "IT를 제외하고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이 중국보다 두각을 나타내는 산업군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 유럽, 일본, 베트남 등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온 지역에 수출하는 제품군이 중국과 겹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는 생존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IT 기술을 심화 발전시키는 한편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게 중장기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글로벌 위안화 허브를 구축하는 등 실효성 있는 금융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사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 중국보다 절대 우위에 있을 산업으로 로봇, 자율 주행 자동차, 화장품, 패션, 의료 등을 꼽았다.

이날 포럼에는 기업체 및 금융회사, 유관단체 임직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는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 선임연구위원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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