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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매각에서 인수로…M&A 큰손 부상 2013년부터 3년간 사업부 매각 기조…2016년엔 8곳 인수 '경영기조 대전환'

김성미 기자공개 2017-04-04 08:23:17

이 기사는 2017년 04월 03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의 경영 기조가 대전환했다.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던 추세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변했다. 삼성전자는 2013~2015년까지 주요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지분을 정리했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8곳을 인수하며 10조원이 넘는 돈을 썼다.

M&A의 성격과 규모도 달라졌다. 과거엔 일부 기술 보완을 위해 M&A를 했다면 이제는 아예 새로운 사업을 접목하기 위해 M&A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M&A를 통해 신사업을 확보한 뒤 이를 내재화해 신서비스로 만드는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신기술, 신성장동력에 대해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8건의 M&A에 약 90억 7000만 달러(약 10조 2000억 원)를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한국 기업 사상 최대 금액인 80억 달러(약 9조 3000억 원)를 들여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했다. 이외에도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조이언트, 캐나다 스마트TV용 데이터 관리 스타트업 애드기어, 미국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 미국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업체 비브랩스, 차세대 문자메시지(RCS) 기술 기업 뉴넷캐나다, 미국 퀀텀닷 재료 기업 QD비전을 인수했다. 중국 전기차·스마트폰용 부품 생산 기업 비야디에는 지분을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앞선 2014년과 2015년엔 인수보다 매각에 주력했다. 2년간 인수한 업체 수는 8곳이었으며 매각한 사업부는 이보다 훨씬 많았다.

삼성그룹 전체로 2015년에는 석유화학·방산 부문을 한화에, 남은 화학부문을 롯데에 매각한 1, 2차 빅딜을 마무리했다. 코닝·테크윈·탈레스·종합화학·토탈·정밀화학·BP화학·SDI케미칼사업부문·전자프린팅사업부 등 9개의 계열사와 사업부가 매각 대상이었다.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 산하에 있던 이미징사업팀의 카메라사업 규모를 대폭 줄였다. 디지털카메라 사업은 접고 스마트폰 카메라에 역량을 집중시키기로 했다. 디지털카메라 관련 개발자들은 스마트폰 카메라와 의료기기 광학부문에 재배치됐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메디슨 해외법인은 지난해 정리가 마무리됐다. 삼성메디슨은 중국법인, 독일법인을 청산하는 등 2012년부터 모두 10개의 해외사업부를 정리했다.

삼성전자는 투자 효율화 차원에서 일본 액정표시장치(LCD) 업체 샤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등 해외 기업 네 곳의 지분도 매각했다. 과거 사업협력 차원에서 사들인 지분으로 더 이상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분 매각으로 약 1조 3500억 원을 받았으며 취득원가 약 7900억 원을 제하면 약 5600억 원의 매각 차익을 거둔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HP에 1조 1500억 원에 매각했다. 회사는 HP로 모두 이동하게 된 6000여명의 임직원들에게 1인당 평균 6000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했다. 매각금액에서 이를 제외하면 약 7000억 원의 자금이 삼성전자에 유입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도 비주력 사업을 철수했다. 삼성전기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터를 철수했고 파워·튜너·ESL 사업은 분사했다. 삼성SDI는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사업을 접었다.

인력 재배치와 인원 감축도 단행됐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 또한 젊고 슬림하게 변화시켰다. 삼성전자는 본사 경영지원실 등 스태프 인력의 15%를 현장에 배치했고 종기원 연구원들도 사업과 관련된 연구·개발 부서로 분산 배치됐다. 삼성전자는 3년간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비대해진 조직의 축소 작업을 지속했다.

슬림화 작업이 일단락되자 M&A를 통한 신사업 확충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M&A 패턴도 과거와 사뭇 달라졌다. 과거엔 현지 생산거점 마련, 일부 기술 보완 등을 위해 M&A를 추진했다.

2009년 유럽 내 생활가전 거점을 확보하고자 폴란드 가전업체 아미카를 인수한 것과 2007년 삼성이 약한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위해 이스라엘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 트랜스칩을 사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사업이라기 보다 기존 사업을 더 잘 하기 위해 보완하는 성격을 소규모 M&A에 가까웠다.

하지만 최근 인수합병은 신사업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2014년 8월 미국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인수해 스마트홈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2015년 2월 미국 모바일 결제 서비스 루프페이를 인수해 삼성페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최근엔 비브랩스란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를 인수해 이를 빅스비란 서비스로 진일보시켰다.

최대 빅딜로 꼽히는 하만 인수는 자동차 전장 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이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단숨에 시장 1위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한 삼성전자는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 분야의 글로벌 선두 기업인 하만을 인수함으로써 전장 사업 분야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시절 미국 PC회사 AST, 독일 카메라 회사 롤라이 등을 인수한 바 있지만 기업문화 차이 등으로 인수한 기업을 다시 처분하는 등 M&A 실패 사례가 많았다"며 "최근 삼성의 M&A는 피인수기업의 경영진을 그대로 두는 오픈이노베이션 형태로 바뀌면서 인수 회사가 삼성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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