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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이번엔 신뢰회복 기회 잡아야

한형주 기자공개 2017-04-19 08:10:13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3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가 한국신용평가에 맞서 소송을 검토한다는 보도를 접했을 때 눈과 귀를 의심했다. 신용등급 강등이 부당하다는 게 제소 이유. 불안한 신용 이슈를 서둘러 잠재워야 할 처지일텐데, 아무리 억울했더라도 신용평가회사를 상대로 제소라니. 최근 한국기업평가까지 등급 하향에 동참하면서 이랜드로서는 소송전을 밀어붙일 명분과 동력마져 약해졌다.

송사 해프닝이 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IPO)를 연기한다고 발표했을 땐 이젠 갈 데까지 갔나 싶었다. 이랜드파크 아르바이트생 임금 체불 문제 등으로 상장 진행이 어려워졌다는 점엔 공감하나, 그 전까지 이랜드가 시장에 무언가 한다고 공언해 놓고 말을 바꾼 사례가 너무 많았다. 중국법인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철회부터 킴스클럽 매각 중단 등에 이르기까지. 이제 시장은 이랜드가 무슨 말을 해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신뢰 회복을 위해 무언가 화끈한 액션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이런 면에서 '승부사' MBK파트너스의 등장은 이랜드 입장에서 모든 불리한 상황을 뒤집고 주변 시선을 우호적으로 바꿀 절호의 기회란 생각이 든다. 이랜드는 현재 '애슐리', '자연별곡' 등 외식사업을 MBK파트너스에게 매각하기 위해 배타적 협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대규모 현금을 확보다는 복안을 세워뒀다.

이랜드 그룹 전반의 신용도는 그 어느 때보다 낮아진 상태지만, 이번 빅딜이 성사될 시 재무구조 향상 측면에서 기존에 예고된 것 이상의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자금력이나 그간 시장에서 인정받은 추진력 등으로 볼 때 이랜드 외식사업에 대한 인수 의지가 강하다면 이번 딜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관건은 '이랜드에게도 과연 확고한 매각 의사가 있느냐'가 아닐까 싶다. 딜 진행 도중 입장을 번복한 사례가 한두번이 아닌 이랜드이다 보니 자연스레 드는 의심이다.

이랜드는 그룹 부채비율을 연내 200% 아래로 떨어뜨리겠다고 채권은행과 시장에 약속 했다. 이랜드리테일 상장이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에서 그토록 가시적인 재무 개선을 이루려면 외식사업 매각에 진지하게 임할 필요가 있다.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를 다시 찾을 드문 기회를 맞이했단 사실을 이랜드가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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