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21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약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1200억 원이다. 이중 수출액은 1억 원이 채 안된다. 2014년 550억 원 규모의 설포라제(거담제) 수출 계약은 중국 허가를 받지 못해 완제품 공급을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글로벌 시대에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하지만 단순히 수출이 적다고 지적할 생각은 없다. 모두가 신약을 개발할 수 없는 것처럼 각자만의 생존방식은 인정해야한다.
다만 실효성 문제는 따져봐야한다. 현대약품은 매년 100억 원이 넘는 돈(2015년 105억 원, 2016년 120억 원)을 R&D에 쏟아붓고 있지만 이렇다할 전문의약품(ETC)이 없다. 특히 ETC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보험약은 40억 원(EDI 처방액 기준 )을 기록한 설포라제가 리딩 품목일 정도로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투자 대비 효율성이 저조하다는 뜻이다. 수년간 1% 안팎의 영업이익률(2015년 1.55%, 2016년 1.08%)은 현대약품의 현 주소를 대변해 준다. 수출 부문이 부진한 이유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차별화된 약이 없으니 수출도 잘 될리 만무하다.
방향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R&D 파이프라인을 보면 기존 제품의 복용편의성을 증대한 약물 개발이 대부분이다. 성분 등이 비슷해 차별화가 힘들다. 하반기 발매가 예상되는 호흡기치료제(HDDO-1601)도 기존 현대약품 제품의 복용 횟수를 줄인 것에 불과하다. 이 경우 마케팅과 영업 능력으로 제품의 약점을 극복해야하지만 현대약품은 이 부분도 타사에 비해 뛰어난 수준이 아니다.
개발 중인 체내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경구용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신약(HDNO-1605)도 유럽 1상 준비중으로 갈 길이 멀다. 당뇨병치료제는 수많은 기전이 나와 병용 요법으로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도 HDNO-1605 상품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R&D 투자는 긍정적이다. 다만 성과가 도출되지 않으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 방향성이 확실하지 않을 경우 남들이 하는 사업을 흉내내는 것에 불과하다. 연구를 잘하든 영업을 잘하든 결정해야한다.
현대약품은 오너 3세 이상준 부사장 체제로 전환 중이다. 현대약품의 잃어버린 방향성 찾기는 이 부사장의 숙제이자 짐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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