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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IPO, 해외 투자가가 살렸다 국내기관 기준 미달…우리사주·일반청약 미배정 우려, 물량 소화 부담↑

이길용 기자공개 2017-04-27 17:37:53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5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NG생명을 구한 것은 해외 투자자였다. 이들 덕분에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경쟁률이 4대 1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얇았는데 특히 국내 기관들의 수요가 부진했다. 과거 국내 상장 생명보험사 IPO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부정적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외 투자자들은 ING생명의 안정적인 재무건전성과 배당 매력을 인정하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21일 ING생명은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IPO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 1500~4만 원으로 제시했는데 공모가는 밴드 하단 근처인 3만 3000원으로 확정했다. 경쟁률은 3.97대 1로 집계됐다. 공모 규모는 1조 1055억 원이다.

이번 딜은 사실상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주도했다. ING생명은 수요예측 과정에서 이미 홍콩 기관투자가들의 주문 만으로 모집금액을 다 채웠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딜에서 ING생명 지분 3350만 주를 구주매출했는데 해외에서만 총 6396만 5547주의 주문이 들어왔다.

ING생명의 안정적인 재무건전성과 배당 매력을 어필했던 전략이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먹힌 것으로 분석된다. ING생명은 보험부채 시가평가가 골자인 국제회계기준(IFRS) 17이 도입되더라도 지급여력비율(RBC)이 다른 보험사 대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이로 인해 자본 확충 부담이 없어 40%가 넘는 배당성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이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는 수요가 부진했다. 유가증권시장 딜에서는 전체 공모 물량의 50%는 기관투자가들에게 배정하고 10%는 하이일드펀드(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가 우선 배정 받는다. 기관투자가들에게 총 2010만 주가 배정됐는데 기관 청약은 1578만 241주에 그쳤다. 국내 기관에만 한정하면 경쟁률이 0.79대 1에 머물러 미배정이 불가피했다.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성사가 되기 어려운 딜이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생명보험사의 성장성에 의구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장 생명보험사 IPO 딜에서 좋은 기억이 없던 점도 부담을 느낄 만한 요소다.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동양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부진하다.

이번 딜은 사실상 해외 투자자들이 없었다면 성사되기 힘들었던 딜이다. 다만 기관 수요예측에서 완판을 했더라도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ING생명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라 우리사주조합과 일반투자자들에게 물량의 각각 20%씩을 배정해야 한다. 2000억 원이 넘는 물량을 우리사주조합이 인수해야 하는데 직원이 760명에 불과한 ING생명은 미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배정이 발생할 경우 이를 기관투자가들에게 재배정해야 하는데 3만 3000원의 공모가가 부담스럽다고 느낀다면 배정을 거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일반 공모 청약에서까지 미배정이 발생한다면 주관사들이 느끼는 기관 물량 배정 소화 부담이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과 일반 공모 청약에서 발생하는 미배정을 고려한다면 이번 수요예측에서 충분한 주문이 들어왔다고 보기 힘들다"며 "27~28일 우리사주조합과 일반 청약 결과가 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딜은 삼성증권과 모간스탠리가 대표 주관했다. 미래에셋대우, KB증권, 골드만삭스는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발행사 법률자문은 김·장 법률사무소와 클리어리 고틀립(Cleary Gottlieb Steen & Hmailton)이 맡았고 주관사는 법무법인 세종과 폴 헤이스팅스(Paul Hastings)가 자문한다.

ING생명 국내외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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