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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에 바라는 것 [WM라운지]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공개 2017-05-15 08:03:14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1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름값 좀 해라', '이름값도 못하는 녀석'이라는 말이 있다. 이름값이라는 게 뭘까? 이름이 한 사람을 규정 짓고 대표하고 그 사람의 정체성을 나타낸다고 생각하면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건물에도 이름이 있고 그 이름에도 유행이 있고 트렌드가 있다.

가장 흔한 것이 건물 소유주의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경우다. 삼성빌딩, SK빌딩, 한화빌딩, 현대빌딩 등. 다음으로는 건물주의 이름과 함께 성격을 규정하는 단어를 붙여 만들어진 이름들이다.

지속적으로 인기를 끄는 단어인 '파이낸스'를 지역명 또는 회사명 뒤에 붙이는 경우도 많다. 서울파이낸스센터(SFC), 강남파이낸스센터(GFC), 동부파이낸스센터, 여의도파이낸스센터, 웨스트파이낸스센터, 삼성파이낸스센터, 한화파이낸스플라자, 대신파이낸스타워, 인터내셔널파이낸스센터서울(IFC Seoul) 등의 이름이 있다.

씨티, 프라자, 트윈, 센터 등도 흔히 이용되는 단어다. 씨티센터, 씨티플라자, 센터원, 센트럴플레이스, 센터포인트, 센트로폴리스, 엘지트윈타워, 트윈씨티, 트윈트리타워, 더케이트윈트리즈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건물의 정체성과 특징을 고민하며 지은 이름일텐데 어쩌다보니 오히려 더 비슷한 이름이 돼버렸다. 부동산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한다는 우리들 조차도 이름을 들었을 때 이게 어느 건물이었더라 한참을 생각하게 되고 특히 최근에 준공된 건물들까지 가세하다 보면 더 혼란스럽다. 정체성이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주고 싶었을까 갸우뚱하게 된다.

한달 전 급하게 런던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10년여 만에 방문한 런던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웠다. 오래되고 고풍스런 건물들이 즐비한 기존의 씨티나 웨스트엔드 같은 지역이 예전의 모습을 잘 유지한 채 있는 반면 템즈강 주변 지역은 최근에 많은 개발이 이뤄지면서 예전에 알고 있던 런던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다양한 건축물, 상당히 개성적인 고층건물들이 들어서면서 건축설계의 경연장이나 전시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특이하게 생긴 건물들이 서로 다름을 뽐내고 드러내면서도 템즈강 줄기와 묘하게 어울리며 주변에 스며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구나 개성 있는 각각의 건물들이 주소를 딴 본래의 이름 외 재미있는 애칭으로 불리우고 있었다.

착륙 전 비행기에서 멀리 이 건물이 보였을 때 이게 그 건물이구나 알 수 있을 만큼 개성 있게 생겨 'Gherkin (주로 피클용으로 사용되는 오이)'으로 불리는 빌딩이 있다. 얼마 전 중국투자자가 영국 건물 역사 상 최고 금액에 매입한 건물은 치즈 갈 때 쓰는 도구를 닮았다 하여 'Cheese Grater'로 불린다.

아예 'Sky Garden'이라고 이름 붙인 건물은 155미터(m)의 35층 최상층부를 보통 건물의 두개층을 합한 듯 높이고 층 전체를 식물원처럼 꾸며놔 다양한 식물들이 둘러싼 가운데 카페, 오픈테라스 전망대,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35층에 올라와 있다고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영국 스카이가든 전경
영국 런던의 스카이가든(Sky Garden) 35층 전경 [출처: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

이화여자대학교 통계학과 졸업
University of Surrey 관광개발학 석사
커민스코리아 마케팅 담당
아시아 비즈 스트레티지 컨설턴트
現 세빌스코리아 리서치&컨설팅 본부 상무



얼마 전 롯데월드타워가 화려한 불꽃놀이를 선보이며 준공을 알렸다. 한국 최고 높이 123층을 자랑하며 우뚝 솟아 있는 롯데월드타워를 아직 방문할 기회가 없어 내부에서 보이는 서울의 전경이 얼마나 멋있는지, 한국 최고를 지향한다는 호텔과 레스토랑의 서비스와 음식이 얼마나 훌륭한지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뭔가 특이한 이름을 기대했었는데 롯데가 주인이라는 것 외에는 느껴지는 게 없는 '롯데월드타워'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실망이 있었다. 현재는 가장 높은 빌딩이지만 '최고 높이'라는 수식어도 이보다 1cm라도 높은 건물이 지어지면 자리를 내주게 될 텐데 뭔가 재미있거나 독특한 애칭으로 서울시민에게 사랑 받는 건물이 되었으면 한다. 마징가제트의 머리를 닮아서 서울 도심의 마징가제트로 불리는 건물이 있다는 걸 아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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