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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메기론' [thebell note]

김선규 기자공개 2017-05-26 09:30:00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5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용병 회장이 메기 효과(Catfish effect)를 자주 언급하고 있다. 그룹 성장 키워드인 디지털, 글로벌, 비이자수익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외부 인재 영입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조 회장이 회의 석상에서 외부 인재 발굴 여부를 임원의 고과에 반영하겠다고 엄포(?)를 놓을 정도로 외부 수혈을 적극 주문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만난 신한은행 임원은 외부 인사 영입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 IR, 리스크 등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부문에서 필요한 전문인력을 수시로 파악하고, 외부 전문가 리스트와 영입 루트를 발굴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조 회장이 취임한 이후 디지털, WM(자산관리) 분야 등에서 외부 인사가 잇따라 영입됐다. '인터넷전문은행 설계자'로 평가 받는 조영서 베인앤컴퍼니 금융부문 대표를 영입한 것이 대표적인 외부 수혈 사례다.

최근 출범한 자본시장 태스크포스(TF)팀의 최우선 과제도 회사 외부에서 기업투자금융(CIB) 그룹장 후보군을 발굴하는 작업이다. 조 회장은 CIB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은행 중심의 조직 DNA를 자본시장쪽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룹 수장을 외부 전문가 출신으로 채울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을 기반으로 성장한 금융그룹 특성상 외부 인사에 배타적인 분위기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조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꽤 이례적이다. 이는 ‘순혈주의'를 고집하다가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디지털, 글로벌, IB 분야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지만 내부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짧은 기간에 전문가를 키우는 것이 쉽지 않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외부수혈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1등 신한에 안주하지 않고 경쟁사의 매서운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조직을 자극할 수 있는 외부 충격이 필요했던 터다. 미꾸라지의 천적인 메기를 미꾸라지 무리 속에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생존을 위해 힘도 세지고 더 날렵해진다는 이치를 경영에 도입한 셈이다.

외부 수혈에 대해 금융권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다만 보수적인 금융사에서 외부출신들이 적응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조 회장이 어떠한 리더십으로 외부인력 중심의 인사실험을 안착시킬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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