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5월 25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형 테슬라' 기업 중 대어급으로 꼽히는 카페24의 상장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 들어 흑자를 내기 시작하면서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은 가장 큰 수확으로 평가된다. 다만 수익 규모가 미미한 까닭에 밸류에이션 산정에 직접적 반영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카페24와 주관사단은 기술성특례를 통한 바이오기업 상장 외엔 적자로 증시에 입성했던 사례가 없었던 만큼 밸류에이션 산정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 추정 수익을 비롯 다양한 방식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력한 지표는 크게 두 가지로 파악된다.

먼저 넷마블게임즈가 적용한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매출비율(PSR) 등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가장 일반적인 주가수익비율(PER)이 기업의 미래 성장성 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 활용됐다. 넷마블게임즈는 이를 통해 13조 원에 육박하는 몸값을 만들어냈다.

동시에 적자를 내고 있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상장 과정에서 사용했던 방식도 고려 중이다. 미래 추정 순이익을 활용해서 몸값을 책정하는 안이다. 신라젠 등은 지난해 증시에 상장할 당시 이를 활용했다. 신라젠은 2020년 순이익 추정치(1038억 원)에 PER과 할인율을 반영했다.

IB 관계자는 "기술로 평가받을 수 있거나 바이오기업이 아닌 탓에 카페24 입장에서도 적정 가치 산정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과거 지분투자에 나섰던 일부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이해관계까지 고려하면 증시 입성까지 밸류에이션 합의가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페24의 올해 연간 순익달성 가능성은 공모과정서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2014년 39억 원, 2015년과 2016년 각각 18억 원, 13억 원씩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00억 원 수준에서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올해 순익만 난다면 단기간에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셈이다.

다행히 올 들어 카페24는 분기실적이긴 하지만 5년여 만에 흑자를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2억 원, 8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순이익 역시 10억 원 가량을 올리며 지난 2012년 이후 이어오던 적자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만 일각에선 카페24가 생각보다 이른 흑자전환으로 상장 시기를 미룰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상장 절차를 밟는 와중에 흑자를 내면서 밸류에이션 상승을 위해 외형 및 수익을 더 키울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와 내년 순이익을 내면 자동적으로 일반 상장이 가능해진다.

카페24는 3분기 내로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연말 상장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기업실사 등 준비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반기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비롯한 공모구조를 확정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3곳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