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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한다 [Market Insight from SC]

스티브 브라이스 SCB그룹 수석 투자전략가공개 2017-06-20 08:43:01

[편집자주]

스탠다드차타드그룹(SCB) 자산관리본부의 주요 투자전략을 더벨이 기획 연재합니다. 칼럼진에는 스티브 브라이스(Steve Brice) 글로벌 투자전략 총괄과 클라이브 맥도넬(Clive McDonnell) 주식부문 총괄 대표전략가, 맨프릿 길(Manpreet Gill ) FICC 총괄 대표전략가 등 스탠다드차타드의 투자전략가 대부분이 포함됩니다. 이 칼럼은 국내에서 더벨이 독점 연재합니다.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6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티브 브라이스
주식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몇몇 시장참여자들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로 VIX 지수 (미국 S&P 500지수 옵션의 내재 변동성을 보여주는 지수)가 자주 거론된다. 일반적으로 VIX 지수가 낮으면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낙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부 투자자는 하방 리스크를 헤지하는 수단으로 VIX 지수를 사용하는 역발상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5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몇 차례 VIX 지수가 10 아래로 하락하자 어떤 이들은 이를 주식시장의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하나의 지표만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의 전망을 결정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최근 주식시장의 과열을 걱정하는 시각들이 있지만, 사실 시장 과열은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에서 훨씬 더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모든 채권 자산의 금리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여전히 채권 투자에 몰리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채권 금리를 하락시킨 주요 요인들, 즉 세계화, 중국의 산업화, 도시화 및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저축률 상승과 같은 변수들이 역전될 수 있다. 미국 경제의 경우 연준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채권 금리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낮은 VIX 지수가 반등할 때, 주식시장보다는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보다 먼저, 왜 VIX 지수가 향후 전망을 가늠하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5년 7월 VIX 지수는 10 이하로 하락했다. 하지만 그 이후 S&P500지수는 2007년 10월 고점을 기록할 때까지 강세를 지속하며 25% 추가 상승했다. 2006년 11월에도 VIX 지수가 10 이하로 하락했고 이후 같은 고점까지 11.5% 더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2007년 1분기에도 VIX 지수가 10 이하로 하락한 적이 있지만 지수는 다시 상승했다. 물론 이 기간 동안 시장이 상승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그러나 변동성이 하락한 이후 1~2년 동안 투자를 지속한 투자자들은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또 다른 요인도 VIX 지수에서 보이는 정도로 주식시장이 과열된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먼저 글로벌 펀드 매니저 서베이 (설문조사) 결과를 들 수 있다. 그 중에 펀드 매니저가 운용하고 있는 포트폴리오의 현금 보유 비중을 묻는 질문이 있다. 현금 보유 비중이 높을수록 투자 대기 자금이 많다는 뜻이므로 시장 전망이 더 긍정적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예상되는 자금 유입을 감안하면, 조정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게 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현금 보유 비중이 4.5%를 넘을 경우 주식 매수 신호로 해석되고 3.5%를 하회할 경우에는 매도 신호로 해석된다. 현재 현금 보유 비중은 4.9%로, 5.5%까지 상승했던 작년말 정도의 강력한 매수 신호는 아니지만 주식시장의 과열이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에도 최소한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의 주요 시장인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에서는 주식시장이 과열상태에 빠져있다는 징후를 찾아볼 수 없다.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은 2017년 전망 "#pivot? 전환점 - 투자의 길을 묻다"에서 올해 완만한 인플레이션 상승과 함께 글로벌 경제성장이 나타나는 리플레이션 기조로의 방향전환이 나타나며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자료에서 채권시장의 약세를 단언하는 것은 아니지만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을 축소하고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도록 권고했다. 연간 전망을 발간한 이후 (5월 말까지) 글로벌 주식의 수익률은 12%에 육박했고 주요 글로벌 채권 지수의 수익률은 4.5% 정도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지금까지 글로벌 펀드 투자자들은 그들의 자금 대부분을 채권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실제로 주식에 투자한 고객들조차 리플레이션 환경에서 가장 수혜를 볼 수 있는 분야가 아닌 (최소한 아시아를 제외한 지역의 경우) 대부분 고배당주를 주로 편입하는 멀티에셋 인컴 전략의 일부로 주식에 투자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의 과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하는 또 다른 근거이다.

물론 단기 채권 위주 투자라든가 (신용도는 낮지만) 금리가 높은 채권에 투자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채권 투자 수익률을 개선하고 금리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은 채권 자산 내에서 미 달러 표시 신흥시장 채권과 금리 민감도가 낮은 미국 변동금리부 선순위 담보대출 채권 (뱅크론 또는 시니어론)을 선호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채권시장을 이끌었던 구조적 요인들이 바뀔 수 있고 이는 채권 투자자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

오히려 다가오는 여름철 몇달 동안 채권시장에서 조정이 일어나 반사적으로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이루어지면서 이를 소화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꽤 높다. 그러나 향후 12개월 기준 글로벌 경제가 탄탄한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따라서 당분간 주식시장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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