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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M&A, '마지막 걸림돌' 웨스턴디지털 속내는 도시바와 극적 화해 가능성?..낙관론 vs 비관론

한형주 기자공개 2017-06-23 09:07:27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2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합류한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있어 마지막 걸림돌은 세계 3위 낸드플래시 사업자 웨스턴디지털(WD)이다. 과거 도시바와 일본 내 합작 공장을 설립, 공동 운영하며 기술을 공유해 왔다는 이유로 이번 공개 매각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21일 SK하이닉스 등 한미일 컨소시엄이 도시바메모리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웨스턴디지털은 바로 성명을 내고 "도시바는 '샌디스크'의 동의 없이 메모리 사업부를 매각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도시바메모리 매각의 독점 협상권은 어디까지나 자사에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샌디스크는 웨스턴디지털의 자회사로, 도시바와 손잡고 조인트벤처(JV)를 만들어 플래시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전개해 온 장본인이다. 따라서 당사자와 합의 없이 JV의 이익을 제3자에 양도할 수 없다는 게 웨스턴디지털 측 논리다.

웨스턴디지털은 이미 지난달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요청했다. 아울러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법원에도 도시바메모리 매각 중단 명령을 요구한 상태다. 미 법원의 첫 심리는 내달 14일로 예정돼 있어 웨스턴디지털이 끝까지 뜻을 꺾지 않으면 실제로 도시바와 법정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 시점에서 웨스턴디지털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긴 쉽지 않다. 다만 거래 관계자들 사이에선 "(비록 보여주기식 일지라도) 웨스턴디지털로서도 추후 주주들에게 '우리도 할만큼 했다(제소)'는 내세울 명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도시바가 왜 반도체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는지(7조 원대 원전사업 손실)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웨스턴디지털의 최초 스탠스는 '도시바메모리 독식'이었을지 모르나, 매각 실패로 도시바가 무너지면 사업 파트너로서 자사에게도 전혀 득될 게 없는 상황인 만큼 막판 태도 변화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립각을 세워 온 도시바나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컨소시엄 입장에서도 웨스턴디지털은 어떻게든 안고가야 할 상대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중재 및 소송 결과를 예단할 순 없지만, 만에 하나라도 법원이 웨스턴디지털의 손을 들어줄 경우 딜 자체의 존속이 위협받게 된다.

때문에 거래 당사자들이 당분간 물밑에서 웨스턴디지털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메모리 인수후보들이 2차 입찰을 준비할 당시인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지금은 SK하이닉스와 손잡은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렇다 보니 웨스턴디지털이 결국 한미일 연합에 가세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같이 죽느냐, 타협하느냐의 기로에서 웨스턴디지털이 궁극적으로 일본 정부 주도의 한미일 연합과 한 배를 타는 것을 택하는 시나리오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 다만 그렇게 됐을 때 자금력이 열세인 웨스턴디지털을 컨소시엄이 어떤 식으로 붙여주느냐도 풀어야할 숙제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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