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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인하 '비법' 따로 있다 [thebell desk]

최명용 산업2부장공개 2017-06-29 10:48:16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8일 08: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강행할 태세다. 국가정책기획자문위원회 주도로 다양한 조치를 내놓았다. 그 중 요금약정할인율 상향 조치가 눈에 띈다. 계획대로 확정되면 요금할인율은 20%에서 25%로 올라간다. 종전까지 6만 원대 요금제 가입자는 단말기 보조금을 받지 않고 2년 약정을 하면 20%를 적용받아 매월 1만2000원(6만×0.2)의 할인을 받았다. 할인율이 25%로 상향되면 1만 5000원(6만×0.25)를 할인받아 4만5000원을 내면 된다. 약 3000원의 통신비 인하 혜택을 받는 셈이다.

이동통신사 3사의 가입자는 6200만명에 달한다. 월 3000원, 연간 3만6000원을 할인하면 2조2320억원의 매출이 줄어든다. 비용을 그대로 쓴다고 가정하면 매출 축소분이 고스란히 이익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대규모 적자를 우려한 이동통신사들은 행정소송을 불사하겠다며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통신업계 일각에선 통신비를 쉽게 인하할 수 있는 절묘한 방법이 따로 있다고 지적했다. 3000원이 아니라 1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을 낮출 수 있는 복안이다.

정부는 매년 이통사들에게 각종 기금을 거둬간다. 2011년 주파수를 경매에 부치면서부터 생긴 일이다.

통신사들은 주파수 경매 대금으로 2011년 1조7015억원, 2013년엔 1조8289억원, 2016년엔 2조1106억원을 부담했다. 주파수를 낙찰받은 해에 경매 대금의 25%를 내고 이후 나머지 금액을 5~10년간 나눠서 낸다.

주파수 경매대금은 무형의 가치를 제공하고 받는 돈이다. 공중을 흐르는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통신사업자들에게 '허가'해주고 그 대가를 정부가 받는다.

주파수 할당 대가로 받은 금액 중 상당 부분은 기금으로 흘러간다. 정부는 올해 8442억원의 주파수 할당 대가를 징수한 뒤 이중 3797억원은 방송통신발전기금, 4645억원은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전용할 예정이다.

통신사업자들이 부담하는 준조세는 더 있다. 방통위는 통신 가입자당 분기별 2000원의 전파 사용료를 별도로 받고 있다. IPTV 사업을 할 경우 방송통신발전 기금을 또 부담해야 한다. 올해 IPTV 방송통신발전기금 예상액은 244억원 규모다.

이렇게 거둬들인 기금과 사용료가 어디에 쓰이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각종 기금이 '방송발전'과 '통신업 진흥'에 쓰인다면 논란의 여지는 적다. 하지만 해당 기금은 미래부나 방통위가 아닌 기획재정부가 전용한다. 기금을 통해 방송 통신 산업에 쓰이는 투자금은 극히 일부다.

한때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전파사용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당시 기획재정부가 '재정수지 악화'를 이유로 들어 반대했고 결국 무산됐다.

통신업계가 부담하는 각종 준조세는 통신비에 녹아 있다. 준조세를 깎아주면 통신비를 확 낮출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기본료 1만1000원 인하보다 더 큰 폭의 인하가 가능하다.

민간의 영역인 통신 사업자에게 강제로 요금을 인하하라는 것은 어찌 보면 정부의 횡포다. '공약'으로 통신비를 낮추려면 정부의 준조세를 줄여 관철할 수 있다. 정경 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며 시작한 것이 문재인 정부였다. 준조세도 넓게 보면 정경 유착의 한 모습이다.

통신사들은 통신비 인하 압박에 김앤장에 '법률 자문'을 의뢰하고 행정 소송을 걸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 규제를 받는 이동 통신 사업자들이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고 '소송'을 운운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각종 규제와 허가를 받아야 하는 통신 사업자들은 감히 정부 정책에 토를 달 수 없는 '을'의 위치에 있다. 통신비 인하에 이처럼 격렬하게 반발하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얘기다.

공약대로 통신비를 낮추려면 정부의 몸집줄이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막무가내식 통신비 인하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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