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SK플래닛 자본확충, 롯데·신세계 진짜 참여할까 온라인 쇼핑 지향점 달라…헤프닝 가능성에 무게

김일문 기자공개 2017-06-30 08:11:05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9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와 신세계는 SK플래닛의 자본확충에 과연 참여할까. 11번가를 운영중인 SK플래닛이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실제 현실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SK플래닛이 11번가를 분사시켜 유통업체들의 지분 참여를 통해 공동 운영한다는 것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현재 SK플래닛은 SK텔레콤의 100% 자회사이자 지주사인 SK㈜의 손자회사다.

만약 SK플래닛이 11번가를 분사시킬 경우 증손회사 이슈가 발생하게 된다. 즉, 11번가를 통해 SK플래닛과 타 회사가 보통주 주주로 지분을 나눠 소유할 수 없다. 따라서 이들 유통회사들이 SK플래닛과 손을 잡는다면 분사된 11번가를 통해서가 아니라 SK플래닛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방식이 더 설득력이 있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SK플래닛의 경영권을 위협받지 않는 수준에서 이들 유통업체를 끌어들이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유통업체들이 경영권 없는 SK플래닛 소수 지분을 인수해서 어떤 실익이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너지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경영권도 없는 지분을 높은 벨류에이션에 들어갈리 만무하다"며 "유통업체들로서는 딱히 지분 투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롯데나 신세계가 SK플래닛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이유는 온라인 쇼핑의 접근 방식이 다르다는 데 있다. 온라인상에 상품을 사고파는 장터를 만들어 놓고 수수료를 받는 오픈 마켓과 달리 유통업체들은 오프라인 몰을 기반으로 온라인을 병행하는 방식을 띄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는 SSG닷컴이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백화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TV 쇼핑 등의 온라인 통합 몰을 운영중이며, 롯데 역시 엘롯데(백화점), 롯데아이몰(홈쇼핑), 롯데마트몰(마트), 롯데하이마트몰(가전 양판점) 등 이름은 다르지만 사실상 온라인 상점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롯데의 경우 롯데쇼핑과 계열사가 출자해 지난 2000년 별도 법인으로 롯데닷컴을 설립해 독자적인 온라인 유통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이 또한 오픈마켓과는 개념이 다르다. 상품 카테고리별로 머천다이저(MD)가 업체를 선정해 입점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오픈마켓과 차이가 있다.

유통회사 관계자들도 SK플래닛 투자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SK플래닛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다른 형태의 온라인 유통에 진출한다는 뜻인데, 그럴만한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과 마트는 철저한 입점 기준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픈마켓의 경우 이러한 유통 형태와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SK플래닛 자본확충과 관련해 롯데와 신세계가 거론된 것은 IB(투자은행)업계에서 짜낸 아이디어가 와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 유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파생된 아이디어가 흘러나온 것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SK플래닛은 작년 초부터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이려 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유통의 테두리 안에 속해 있지만 전통적인 유통 회사들과는 사업적 연관성이나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투자은행 업계에서 흘러나온 정보가 확대됐을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