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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부품장비 투자 늘고 바이오 급감 [thebell League Table- VC]바이오 투자 비중, 2013년 이후' 최저'

정강훈 기자공개 2017-07-04 08:12:49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3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 시장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벤처투자 활황을 주도해 온 업종들의 성장이 정체된 사이 새로운 산업들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슈퍼 사이클'을 맞이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방 산업에 힘입어 부품·장비업체들이 다시 벤처투자 시장을 달구고 있다. 부품·장비 업체들이 전방 산업의 수혜를 입고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투자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벤처투자에서는 다소 생소했던 유통 산업도 벤처투자 시장의 핵심 영역으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벤처캐피탈들은 유통 산업이 IT·모바일 기술의 접목과 소비문화 변화에 따라 기존에 없는 새로운 시장으로 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유통·서비스 '상승폭 1위'…바이오, 2013년 이후 최저 수준

머니투데이 더벨이 국내 58개 벤처캐피탈의 실적을 토대로 집계한 2017 상반기 리그테이블과 중소기업창업투자전자회사공시에 따르면 업종별 투자에 있어 예년과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VC

전체 산업군을 ICT제조, ICT서비스, 전기·기계·장비, 화학·소재, 바이오·의료, 영상·공연·음반, 게임, 유통·서비스, 기타 등 9개 업종으로 분류한 결과 올 상반기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 분야는 ICT 서비스(18.9%)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가장 많이 투자가 이뤄졌던 바이오·의료(13.1%)는 유통·서비스(17.4%), 영상·공연·음반(13.6%)에 이어 네 번째에 그쳤다.

유통·서비스 산업에 대한 투자는 전체 투자비중에서 17.4%로 지난해 11.6%보다 확연히 늘어났다. 5.8%p의 상승폭은 전체 업종 중 1위다. 유통 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은 벤처캐피탈들이 사회구조가 변하면서 나타난 새로운 소비 문화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인 가정이 늘어나면서 간편식을 비롯한 푸드테크 산업이 각광받고 있고 프리미엄 식음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투자를 유치한 수제맥주 전문점 더부쓰, 식자재 쇼핑몰 마켓컬리(법인명 더파머스)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도 식음료 사업에 대한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 간편식 업체 수지스퀴진은 KB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80억 원을 조달했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셀렉트 다이닝' 전문 업체 OTD코퍼레이션에 30억 원을 투자했다.

패션 산업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로 유명한 스눕바이에도 42억 원을 베팅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여성 의류 쇼핑몰 업체 SYJ에 20억 원을 투자했다.

◇ 부품·장비 업종, IPO 시장에서 나홀로 선전

전기·기계·장비에 대한 투자도 9.9%에서 12.4%로 늘어났다. 2013년 이후 10% 미만에 그쳤던 전기·기계·장비 투자는 최근들어 살아나는 분위기다.

특히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장비 업체들에 대한 투자사들의 관심이 뜨겁다. 반도체 전방 산업이 초호황기에 접어들었고, 중소형 OLED가 대중화를 앞두면서 그에 따른 수혜기업들이 대폭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주투자 및 프리IPO 시장에서 부품·장비 업체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올 상반기에 중소형 IPO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도 와이엠티, 필옵틱스 등 부품·장비 업체들이 나홀로 선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설비 제조업체 디앤에이는 키움인베스트먼트, 이노폴리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55억 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30억 원을 조달한 뒤 6개월 만의 후속투자 유치였다.

디스플레이용 수리 장비업체 코윈디에스티는 연초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지앤텍벤처투자, TS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80억 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실적을 대폭 개선한 곳이다.

디스플레이 장비 중 하나인 오픈마스크(Openmask) 전문업체 아네스토도 DSC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0억 원을 유치했다. OLED 호황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 받았다.

◇ 한미약품 사태 여파, 바이오 투자심리 위축

반면 한동안 벤처투자의 활황을 주도한 바이오 투자는 지난해 21.8%에서 올 상반기 13.1%로 크게 줄어들었다. 해당 수치는 2013년 10.6%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바이오 투자가 줄어든 여러가지 원인 중 하나로 '한미약품' 사태가 꼽힌다. 신약 개발 및 임상 단계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이 투자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실제로 지난해까지는 바이오 부문에서 벤처투자업계에서 보기 드문 대형 딜들이 유독 많았다. 380억 원을 조달한 펩트론, 350억 원을 유치한 레고켐바이오, 200억 원을 투자 받은 알테오젠 등이 그 주인공들이었다.

반면 올해는 지난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눈에 띄는 굵직한 투자 건이 많지 않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DSC인베스트먼트 등을 대상으로 200억 원을 유치한 ABL바이오, 여러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150억 원을 조달한 바이오로그 등이 그나마 돋보였다.

중소 IPO 시장의 침체된 분위기도 바이오 투자 시장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들 대다수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하회하면서 벤처캐피탈의 투자 회수 전략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불가피하게 상장을 연기하는 바이오 기업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 바이오 전문 심사역은 "지난해는 바이오 전문 심사역이 없는 중소형 벤처캐피탈들도 바이오 기업에 많이 투자했는데 올들어서 그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한미약품 사태에 따라 프리IPO 투자 시장이 위축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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