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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재검토 건의" 엘리엇 반대하자 최지성 실장과 재고 논의해

김일문 기자공개 2017-08-02 18:51:27

이 기사는 2017년 08월 02일 1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정에서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법정 구속된 이후 4개월 여간 재판을 받고 있다.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도 피곤한 기색없이 세간의 의혹에 대해 비교적 담담한 어조로 답변을 이어갔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서는 관여한 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417호 대법정에서는 삼성그룹 뇌물공여 사건의 피고인 신문이 이어졌다. 오전에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의 신문이 진행됐으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신문은 오후 4시 30분부터 시작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그룹 전반에 대한 자신의 업무가 확대된 점에 대해서 인정했다. 창조혁신센터 개소식에 참석하는 등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업무를 한 것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이 부회장은 "회장님(이건희 회장) 와병 후 그룹 대표 행사 업무가 늘었고, 계열사에 대한 업무를 비롯해 관심과 책임감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다만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던 미래전략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미래전략실에 소속된 적은 없었다"며 다만 "소속이 처음부터 삼성전자였고, 업무의 95% 이상이 삼성전자와 그 계열사에 대한 업무였다"며 "회장님 와병 이후 미래전략실장이나 담당 임원을 통해서 전자 이외 계열사의 이슈와 정보를 듣는 빈도가 늘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목이 집중됐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서도 엘리엇의 반대가 시작되자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최지성 실장에게 건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은 삼성물산 7% 주주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반대했었다.

이 부회장은 "엘리엇이 한창 반대할 때 실장께 양사간 합병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생각하자고 건의했다"며 "처음 합병 논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각사 사장이 건의하고 미전실에서 검토했으나 엘리엇이 등장하면서 다시 생각해 보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행동주의 펀드가 헤집고 나면 회사 일이 엉망이 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업무를 잘 몰랐고, 실장이 그래도 (합병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따랐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앞두고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과 실무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눈 CEO 면담 문건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검찰은 문건에 "(삼성물산이)수주 받기 위해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발언 내용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질문했다. 이 부회장은 "엘리엇의 합병 반대 이후 임직원들이 소액주주들을 설득하느라 백방으로 뛰면서 본업에 매진하지 못하는 부분을 안타깝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특히 국민연금 관계자와 만난자리에서 "경영권을 다음 세대로 넘기는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발언은 기억난다"며 "당시 언론과 증권사 등에서 (합병이) 경영권 유지 차원이라는 분석이 많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이 최지성 실장과 장충기 사장, 김종중 사장 등과 주요 현안을 사전에 논의했다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증언에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회의를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며 단호하게 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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