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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금호타이어 P-PLAN 카드 꺼낼까 더블스타로 매각 실패, 자구안 미흡시 초강수 불가피

김장환 기자공개 2017-09-06 08:11:25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5일 1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 기회도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채권단이 당분간 금호타이어를 그대로 끌고 가며 정상화 절차를 밟게 됐다는 의미다. 산업은행은 최악의 경우 '프리 패키지드 플랜(Pre-Packaged Plan, P-Plan)' 카드를 선택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5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더블스타와 매각 결렬을 선언했다. 더블스타 측 가격 조정 조건이 수용하기 어려워 매매계약 해지 합의서를 발송키로 했다고 전했다. 양측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을 당시 합의한 가격은 9550억 원이었지만 더블스타는 8000억 원을 요구했고 3분기 실적 악화시 추가로 더 가격을 깍아달라고 요구했다. 채권단은 이 가격에 금호타이어를 팔게 되면 채권 전액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를 거절키로 했다.

주주협의회는 매각 실패에 따라 금호타이어 경영진에게 현재 경영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자구계획안 제출을 요구하기로 했다. 자구계획안을 제출하지 않거나 계획서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경영진 해임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 경영진 입장에서는 중국 사업의 부실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채권단을 설득시키는 게 관건이다.

자구계획안이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단순 경영진 해임 수준에서 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가 심각한 부실에 놓여 있다고 보고 매각 실패를 곧 경영 위기의 현실화로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중국 사업이 어려움에 쳐해 있다는 점을 들어 현지 기업인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해야만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봤다.

산업은행 매각 실무진들은 금호타이어의 경영 위기가 재점화되더라도 채권단 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절차는 받아들이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과거 워크아웃을 거치면서 각종 채무 지원에 나섰던 탓에 주주협의회 나머지 구성원들 역시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다. 결국 매각 실패로 경영 부실이 확산되면 법원 주도의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 선택이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졌다.

다만 금호타이어를 법정관리로 내몰게 되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 역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법원 주도로 강제적인 채무 재조정이 이뤄지게 되고, 또 들고 있는 주식도 휴지조각이 될 우려가 크다. 언젠가 다시 꺼내 들어야 할 재매각 절차도 법정관리 돌입시 그 시점을 잡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지역 민심과 여론의 반발도 우려됐다.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매각 실패시 정상화 방안으로 P-PLAN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P-PLAN은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합친 기업 정상화 방안이다. 회생법원 통제 하에 채권 출자전환과 채무상환 유예가 이뤄지고 동시에 법정관리에서는 불가능한 채권단 신규 자금 지원이 가능하다. 법정관리와 워크아웃 제도가 갖고 있는 장점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실현 사례가 없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8일 추가로 주주협의회를 열고 경영진 해임 등 검토 안건을 재차 논의하기로 했다"며 "12일까지 제출받기로 한 자구계획안이 부실하면 현실적으로 워크아웃이나 P-PLAN 등 절차에 돌입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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