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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월드 '1조 조달' 추진 배경은 차입금 만기 단기화 해소, 이랜드파크 등 계열사 지원 용도 관측

한형주 기자공개 2017-09-12 11:54:28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2일 1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월드가 사모투자펀드(PEF)들로부터 무려 1조 원가량에 달하는 신규 자금을 유치하려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랜드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이랜드월드의 차입금 만기구조가 매우 단기화돼 있다는 점을 이번 거래의 주 배경으로 꼽는다.

에퀴티 조달 규모가 조 단위에 이른다는 점에서 이랜드월드 외에 이랜드파크, 이랜드 해외패션부문 등 계열사 차입금 감축에도 일부 자본이 투입될 개연성이 있다. 이랜드그룹 자체적으론 앞으로도 재무안정성을 꾸준히 제고해 장기적으로 무차입 경영을 실현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가결산 재무제표상 금융기관 차입금(별도)은 약 5500억 원(관계사 담보제공 지원차입금 2353억 원)으로 집계된다.

액수도 액수지만 더욱 부담스러운 것은 만기다. 전체 차입금 가운데 1~3개월, 4~6개월 단위로 차환돼야 할 금액이 각각 40%와 10%를 상회해 차환 리스크가 작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15년 말까지만 해도 이랜드월드의 별도 기준 총차입금 1조 2343억 원 중 단기성 차입금은 8157억 원으로 66.1%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 1분기 말에는 총차입금 9766억 원 중 94.1%인 9193억 원이 단기성 차입금으로 구성될 정도로 차입구조 단기화가 심화됐다. 올 2분기 말 기준 단기성 차입금 비중은 85%로 소폭 완화됐으나, 만기구조의 단기화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며 그만큼 지속적인 상환·차환 부담에 노출돼 있다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랜드월드가 외부에서 끌어 쓴 자금 중 급전에 해당하는 차입 규모가 최소 3000억~4000억 원이란 점이다. 특히 최근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대출받은 3000억 원은 6개월 내 갚아야 할 물량으로 전해진다. 해당 자금은 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등 메리츠금융그룹 계열 3사가 자기자본투자(PI) 형태로 지원해 줬다. 이랜드는 이번 딜을 주관한 메리츠증권에게 선취분을 포함한 수수료도 적잖이 떼어줬다는 후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간 신용평가업계는 이랜드그룹이 차환 비중을 높여 금융기관의 상환 압박이 경감됐음을 증명해야 유동성 리스크 완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주문해 왔다. 한국기업평가는 "현재 이랜드월드는 만기 6개월 이내의 초단기 자금을 50% 이상 사용하고 있어 금융기관으로부터 한도 축소, 차환 거절 등 상환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1~6개월 만기 자금을 최소 1년 단위로 연장시키는 등 원활한 차환을 가능케 해야 그룹 유동성 위험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랜드월드가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대규모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하는 데 성공한다면 단기성 차입금 상환 부담에선 상당 부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현실화하려면 발행 규모가 못해도 5000억~6000억 원은 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랜드월드의 차입구조 개선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그룹 차원에서 신경써야 할 부분은 또 있다. 이랜드파크와 미국, 유럽, 아시아(중국) 등 이랜드 해외패션사업 법인이 그것. 올 2분기 말 기준 이랜드파크의 금융기관 차입금이 약 2000억 원, 해외패션부문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차입금이 대략 1조 1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랜드그룹 전체로 볼 때 실질적으로 해소돼야 할 차입 물량이 앞선 이랜드월드를 포함, 총 1조 9000억 원 정도란 얘기다.

따라서 이랜드가 키스톤PE를 통해 마련하는 자금을 어디에 우선적으로 활용하느냐가 문제일 뿐, 1조 원이란 금액이 필요량 대비 과한 목표는 아니란 분석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월드가 이번에 추진하는 유상증자는 단기성 자금(차입금)을 장기화하고 전사적으로 무차입 경영으로 전환하려는 과정의 일환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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