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서경배 회장 멘토 물러난 까닭은 '태평양' 산증인 심상배 대표 퇴진, '핵심 물갈이' 강력 쇄신

김기정 기자공개 2017-10-12 08:39:12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1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이 이례적인 조기 인사를 단행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산증인인 심상배 대표가 물러나고 이니스프리를 총괄해 온 안세홍 부사장이 그 자리에 올랐다. 사업 영역을 두루 총괄해온 심 전 대표는 서경배 회장이 경영 수업을 받을 당시 멘토 역할을 해왔을 정도로 입지가 두터웠던 인물이다. 사드 보복으로 중대 축인 중국 사업이 위태로워지자 쇄신에 그만큼 강력한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번에 선임된 안세홍 신임 대표(사진)는 1986년 처음 아모레퍼시픽에 발을 들였다. 2009년 시판사업부 상무로 승진했다. 2011년부터 전무직으로 이니스프리를 이끌다 2014년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안 대표는 장기화된 사드 사태로 아모레퍼시픽의 무너진 한 축을 재건해야 하는 막대한 임무를 안았다.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 안세홍
심 전 대표는 후배에게 바통을 물려주고 떠난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의 산증인이라는 평을 받는다. 아모레퍼시픽 창업주인 고(故) 서성환 태평양그룹 회장을 도와 기틀을 닦았다. 1980년 입사한 후 총무팀, 기획팀, 지원부, 생산물류 등 사업 전반을 두루 총괄했다. 2013년부터는 대표직을 수행했다. 전문경영인으로서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낸 셈이다.

심 전 대표는 서경배 회장이 경영 수업을 받을 당시 멘토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설적인 성격의 심 전 대표는 평소 서 회장뿐 아니라 사업 전반에 대해 가감 없는 평을 해왔다. 이 같은 기질은 임원진과의 이견 충돌을 빚기도 했지만 그만큼 객관적이고 과감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핵심 포인트는 '해외 사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제시카 핸슨(Jessica Hanson) 상무를 미국법인장으로 새로 뽑았다. 미국은 아모레퍼시픽이 차세대 거점으로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서 회장은 공식 석상을 비롯한 여러 자리에서 미국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5월 미국 화장품 온라인 쇼핑몰 업체인 뷰티리시지분을 23억 원에 매입하는 등 현지 사업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이니스프리는 미국 뉴욕 유니언스퀘어 2개 층에 브랜드 플래그십 대형 매장을 열기도 했다. 이니스프리는 2층(158㎡)규모 매장에서 900여종 브랜드상품과 150여종 미국전용 상품을 판매한다.

아모레퍼시픽은 10년 이상 줄곧 글로벌 뷰티 영토 확장을 위해 공을 들여왔다. 이에 보다 속도가 붙은 이유는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7.9%나 급감했다. 주력 계열사의 면세 채널 및 관광 상권 매장 영업이 크게 위축된 탓이었다. 고속 성장을 이어온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이렇게 크게 뒷걸음질친 건 수 년 내 처음이었다.

중국에 지나치게 편중된 포트폴리오는 아모레퍼시픽을 세계에서 손꼽히는 뷰티기업으로 키운 동인인 동시에 리스크로 꼽혔다. 1996년 94억 원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20년 후 181배로 폭증했다. 지난해 매출액의 93%가 아시아에서 창출됐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이 상당히 이례적으로 조기 인사에 나선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중견·대기업에서 10월 초에 대표를 포함한 정기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아모레퍼시픽 내부에서의 쇄신 의지가 강력하다고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시장 부진 등을 감안해 내년 사업 계획을 선제적으로 세우기 위해 조기 인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아모레실적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