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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지배구조의 진화]BNK, 성세환 사태가 부른 변화⑩이사회 견제기능 강화 눈앞, 지배구조 투명도 높이기 '시동'

김장환 기자공개 2017-10-13 10:21:47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2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그룹은 올 들어 지배구조를 두고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주가시세조종 혐의로 현 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구속되는 사상 초유 사태를 맞으면서 경영 전반에 일대 혼란을 겪었고, 또 승계 프로세스 허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외부 인사를 수혈해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회장직 공모를 실시했으나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지배구조 체제 정비 중요성을 고스란히 드러낸 일이었다.

BNK금융그룹은 다만 이를 계기로 승계 프로세스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장과 행장의 분리 선출 체제가 확실하게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덕분이다. 아울러 새롭게 외부에서 유입된 회장은 BNK금융그룹 지배구조 투명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준비 중이다. 지배구조법 시행과 직후 불어닥친 성 전 회장 사태는 BNK금융그룹 지배구조 투명도를 키우는 기폭제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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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지주는 지배구조법 시행 이후 여느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그 테두리에 맞춰 다양한 변화를 줬다. 지난해 10월 이사회를 거쳐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등 4개 위원회를 한데 묶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로 통합했다.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계획 수립과 세부 절차, 자격요건 등 승계 프로세스도 체계적으로 구축했다.

지배구조법에 맞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주요 계열은 각각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별도 구성했다. 지주사에서 좌지우지해왔던 임원 후보 추천과 경영진 성과보상체계 권한 및 기능을 이들 자회사가 직접 맡도록 했다. 회장과 행장의 경영 분리를 보다 완벽히 구사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 임추위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와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기능도 흡수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이사회는 이에 따라 보상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감사위원회, 임추위 등 4개 위원회로 재편됐다.

정작 지배구조법에 따른 발 빠른 내규 개정에도 불구하고 BNK금융그룹은 여타 금융사 대비 지배구조 투명도가 낮게 평가됐다. 회장에게 이사회 의장까지 맡긴 탓이 컸다. 외부 견제장치인 이사회 기능이 제대로 발현되기 어려운 구도였다.

BNK금융지주는 법령과 내규에 근거,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한다는 기본 원칙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부득이한 사유'란 점을 내세워 올 초 성 전 회장에게 이사회 의장직까지 맡겼다. 그 사유는 "부산지역이라 사외이사들이 오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성 전 회장은 이에 따라 BNK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부산은행장 겸 부산은행 이사회 의장 등 4개 직함을 갖게 됐다.

BNK금융지주는 과거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여 감독당국으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이장호 전 회장 시절에도 부산은행장을 겸직하는 회장이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전권을 쥐고 흔들었다. 말 그대로 '제왕적 지배구조'였다. 금융감독원은 2012년 BNK금융그룹 검사를 통해 임직원들 미신고 겸임 문제와 수상한 계좌 거래 내역 등을 적발했다. 금감원은 이를 이 전 회장 제왕적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로 봤다. 금감원의 퇴진 압박에 이 전 회장은 성 전 회장에게 모든 걸 물려주고 떠났다. 하지만 성 전 회장 역시 과거의 제왕적 지배구조를 고스란히 답습했다.

BNK금융지주 이사회

성 전 회장 사태는 이 같은 문제점들이 내부에서 곪다가 결국 외부로 터져나온 것이란 평가가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BNK금융지주 이사회는 사외이사들 비중이 지나치게 낮고, 회장에게 의장직까지 맡기면서 이사회가 경영진 견제 기구로써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였다"며 "성 전 회장 사태가 터진 후 차기 회장과 부산은행장을 제때 뽑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던 것도 이 같은 부작용을 고스란히 보여줬던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사회 기능 강화는 BNK금융지주가 지금도 갖고 있는 숙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BNK금융그룹은 사상 첫 외부출신 회장을 맞이했다. 오랜 기간 증권가에 머물렀던 김지완 회장은 지난달 27일 정식 취임식을 갖고 BNK금융그룹 제3대 회장으로 정식 부임했다.

김 회장은 BNK금융그룹 취임 첫 과제로 지배구조 투명도 높이기를 삼았다. 부산은행장(빈대인) 분리 선출을 받아들였고, 이사회 의장직 역시 사외이사에게 공을 넘기기로 했다. 외부 인사들을 유입시켜 지배구조 쇄신을 꾀하는 '투명위원회' 설립도 구상 중이다. BNK금융그룹은 성 전 회장 사태 탓에 상당한 부침을 겪었지만, 이로 인해 외부출신 회장을 맞이하게 되면서 한 단계 더 진보된 지배구조로 나아갈 수 있는 기틀을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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