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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레버, 카버코리아 인수금융 국내 조달할까 IB업계 "대출한도 적고 금융조건 합의 어려워…가능성 낮아"

정호창 기자공개 2017-10-23 18:07:29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0일 1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인 카버코리아 경영권 지분을 3조 원이 넘는 가격에 인수하는 '깜짝 딜'을 발표한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Unilever)가 인수자금 중 일부를 국내 금융권에서 조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돼 주목된다.

하지만 국내 투자은행(IB)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은 유니레버가 카버코리아 인수금융을 국내 자본시장에서 조달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데 모이고 있다. 크로스보더 딜의 특성상 금리와 담보 설정 등 대출조건에서 유니레버와 국내 금융사들이 서로 만족할 만한 수준의 합의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고, 매매대금 규모에 비해 대출 가능한도가 낮아 인수자 입장에서 실익이 적기 때문이다.

유니레버는 지난달 말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 컨소시엄 및 이상록 카버코리아 대표 등이 보유한 카버코리아 지분 95.39%를 22억 7000만 유로(약 3조 6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유니레버는 해외에 인수용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올해 안에 카버코리아 주식 취득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M&A업계 일각에선 매매대금 규모가 3조 원을 웃도는 점과 카버코리아가 국내 업체라는 점 등을 근거로 유니레버가 인수자금 일부를 국내 금융권에서 대출로 조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인수금융업계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국내 금융시장의 실정을 감안할 때 대출 성사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유니레버와 베인-골드만 컨소시엄이 모두 해외에 본점을 둔 기업들이라 매매대금을 달러나 유로화로 정산하는 계약을 체결했을 것"이라며 "이 경우 국내 금융사가 인수금융을 제공하기 위해선 환헷지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하므로 금리가 다른 인수금융보다 올라갈 수밖에 없고 조건과 절차 등이 까다로워져 차주와 금융조건 합의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출 금리 등의 조달 여건이 해외보다 좋지 않을텐데 유니레버가 굳이 국내 금융권에서 인수금융을 조달할 필요가 있겠냐"며 "외화 인수금융은 증권사들은 취급하기가 어려워 은행권에서 주관사를 맡아야 하는데 대주단 모집이 쉽지 않은 대출에 나설 은행이 있을 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카버코리아의 경영실적이 성장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유니레버의 인수가를 납득하고 인정해 주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며 "보수적인 은행권 시각에서 보면 중국 사드 보복 등의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카버코리아의 성장성을 예상하기가 어려워 담보 주식의 가치를 유니레버처럼 높이 쳐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니레버가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카버코리아 인수 지분에 대한 대출 가능액이 최대 4000억 원 수준에 그쳐 유니레버가 굳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인수금융을 조달할 실익이 없어 보인다"며 "현재까지 관련 업계에서 유니레버 인수금융을 검토하고 있다는 금융사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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