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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ELT 공격 앞으로…리자드형 비중 63% [ELT 판매사 분석] 안정성·조기상환 최우선…활용지수 늘려 수익률 하락 대응

최필우 기자공개 2017-10-26 13:35:09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4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은 올들어 주가연계신탁(ELT)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어서며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창구로 급부상했다. 우리은행 ELT는 노녹인(No knock-in)형, 리자드형 등 안정적인 구조를 취한 상품 비율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구조로 인해 쿠폰 금리가 낮아져 최근에는 홍콩H지수(HSCEI) 등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꺼려하던 ELT, 뒤늦은 드라이브…주력상품 등극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올들어 지난 9월 말까지 판매한 ELT 금액은 6조 3981억 원이다. 시중은행 중에서 전통적으로 판매량이 많았던 KB국민은행(13조 3000억 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KEB하나은행(6조 6669억 원)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점유율을 보면 같은 기간 시중 발행된 공사모ELS 54조 217억 원 중 12%를 우리은행이 소화했다.

우리은행의 ELT 판매량은 지난 2015년만 해도 1959억 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2조 202억 원을 판매해 기록적인 상승폭을 보였다. 올해는 이미 지난해 판매량의 세 배 이상을 기록했고 4분기 판매량이 반영되면 전년 대비 증가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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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우리은행 신탁부

우리은행이 기존에 ELT를 소극적으로 판매한 것은 과거 고객들과 소송 사태를 겪었던 영향이 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리파워인컴펀드가 막대한 손실을 기록해 많은 고객들과 분쟁을 겪으면서 금융상품 판매에 보수적이었다는 평이다. 이후 ELS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각광받으며 시장 규모가 급성장했지만 우리은행은 ELS를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해 좀처럼 영업에 나서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5년 '신탁명가 재건'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영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했다. 순이익 상위권 은행들과의 격차가 주로 신탁 부문에서 발생한다고 판단해 ELT를 비롯한 신탁 영업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올해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자산관리 원년'을 선언하고 연금신탁사업단을 연금신탁그룹으로 격상하는 등 비이자수익을 강조하면서 전사적으로 ELT 판매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신탁부 소속 직원이 대폭 늘어난 것도 ELT 판매량 증가에 한 몫 했다. 지난 2015년까지 15명이었던 신탁부 인원 수는 최근 43명까지 늘어났다. 인력 충원이 ELT 영업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충분한 인력이 확보되면서 ELT 판매량 증가에 탄력이 붙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외부에서 파생상품 전문 인력을 영입한 것도 상품 경쟁력을 갖추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재 우리은행 연금신탁그룹장은 "상환 후 재투자하는 고객보다 최초 가입하는 고객이 많아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점 대상 ELT 상품 연수를 꾸준히 진행해 판매량을 끌어 올릴 수 있었다"며 "ELT 가입자 수는 9만 명 수준으로 우리은행에서 활발하게 거래하고 있는 고객 900만 명 중 1%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안정성 강화, 노녹인 비율 99%…홍콩H지수 비중 점차 늘린다

우리은행 판매 ELT 중 노녹인(No knock-in)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99% 이상이다. 노녹인형은 녹인형보다 쿠폰금리가 낮지만 만기에 상환 조건이 충족되면 손실을 입지 않는 구조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 여겨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아직 창구 직원들이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상품 판매를 꺼리는 데다 ELT 투자 경험이 없는 고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안정성과 함께 빠른 조기상환에 방점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들어 지난 9월까지 리자드형 ELS를 4조 원 가량 판매했다. 전체 판매량에서 약 63% 비중을 차지한다. 일반 스텝다운(Step down)형 ELS도 첫 배리어를 85~87수준으로 낮춰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작년과 올해 ELT에 처음으로 투자한 고객이 많기 때문에 우선 조기상환을 경험하게 하고 재투자를 이끌어내 판매량을 늘려가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ELS 기초자산을 선택할 때 변동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홍콩H지수(HSCEI)와 니케이225 사용을 전략적으로 배제했다. 우리은행이 본격적으로 ELT 영업을 강화한 때가 지난 2015년 H지수 급락 여파로 ELS 발행과 투자가 위축됐던 시기와 겹치면서 H지수를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향후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H지수를 활용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국내외 주요 지수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지수형 ELS 쿠폰 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존에 보수적인 상품 위주로 라인업을 꾸려 쿠폰 금리가 낮은 편이었는데 여기서 수익률이 더 떨어지면 ELT를 예금의 대안으로 여기는 고객 대상 영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중재 우리은행 신탁부 부부장은 "판매되는 ELT의 90%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나머지 10% 정도는 고객 수요와 시장 변화 등을 고려해 내는 대안상품이 차지하고 있다"며 "ELT 고객 저변이 점차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쿠폰금리를 높이는 ELT도 조금씩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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