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OCI, 막 오른 이우현 체제…'실적 개선' 발등의 불 자회사 절반이 적자, 태양광 투트랙 전략 관건

심희진 기자공개 2017-10-25 08:04:13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4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가 이수영 회장의 별세로 3세 경영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OCI는 그간 야심차게 주도했던 태양광 사업의 고전으로 12곳의 자회사 중 절반이 영업적자에 빠져 있다. 이 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전면에 나서는 이우현 사장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쏠린다.

1959년 설립된 OCI는 모든 제품의 기본 원료로 사용되는 소다회를 제조 및 판매했다. 이후 무기화학, 석유·석탄화학, 정밀화학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화학 한 우물만 파던 OCI가 변신을 꾀한 건 2008년부터다. 화학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태양광 전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폴리실리콘 시장 진출 3년 만에 글로벌 3위 업체로 성장한 OCI는 이후 태양광 발전, 진공단열재 제조, LED(발광다이오드)용 사파이어 잉곳 생산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하지만 태양광 시장의 업황이 나빠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한때 1kg당 100달러 넘었던 폴리실리콘 판매가격이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13~15달러 선까지 떨어진 것이 화근이었다. 태양광 사업에 집중했던 OCI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시황 개선에 따른 사업 성과라기보다 원가 등 비용절감에 힘입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도 2012년 7000억 원 수준에서 2015년 2200억 원까지 급감했다.

보유 중인 자회사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2곳의 자회사 중 6곳이 지난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가장 큰 적자를 낸 곳은 '디씨알이'다. 2008년 설립된 디씨알이는 기초화학 제품 및 분석용 시약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OCI로부터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 받았지만 도시개발 사업 관련 프로젝트가 지체되면서 매년 60억~70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2009년 인수한 태양광 소재 제조법인인 OCI스페셜티도 말레이시아 시장 공략 실패로 지난해 75억 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냈다. 해외에서 폴리실리콘 사업을 벌이고 있는 'DCC(Shanghai)', 'Tokuyama Malaysia'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OCI Enterprises'와 'OCI파워'도 수요 감소로 부진한 성적를 냈다.

OCI 관계자는 "Tokuyama Malaysia의 경우 당사가 인수하기 전까진 적자였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지난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이후에도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그룹의 경영을 총괄하게 될 이우현 사장이 빠른 시일 내 실적 개선을 이뤄낼지 여부에 쏠려 있다.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일찍이 후계자로 낙점된 이 사장은 2013년 대표이사에 오른 후 부친과 함께 그룹을 이끌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다. 업황 변동성이 높은 태양광 사업을 정비하는 작업은 이 사장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이 사장은 폴리실리콘 사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국내와 말레이시아 시장을 거점으로 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국내 공장은 고순도 반도체 등 고가·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고 말레이시아 공장은 저렴한 에너지 비용을 바탕으로 활용도가 높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오랜 기간 하락세를 보였던 폴리실리콘 가격이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 이슈 등으로 급반등했다"며 "여기에 지난 5월 인수한 말레이시아 설비가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된 점 등이 OCI의 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한 체질개선에도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2014년 OCI-SNF 지분 50%를 프랑스 화학회사 SNF에 팔고 OCI머티리얼즈를 SK에 넘기는 등 비주력 계열사 매각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 지난 5월에는 일본 화학기업 도쿠야마로부터 말레이시아에 있는 폴리실리콘 공장을 인수해 태양광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과거 CSFB 홍콩, BT울펜숀 등 해외 금융회사에서 M&A 경험을 쌓은 이 사장은 앞으로도 이러한 강점을 계속해서 살려 나갈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