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덕양산업, 세종공업 '5% 대주주'로 영입한 사연 [위기의 자동차 부품사]④경영권 핵심지분 매각, '윤성희 사장·박정길 부회장' 오너2세 친분

길진홍 기자공개 2017-11-02 06:30:00

[편집자주]

완성차업계 부진 속에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이 벼랑 끝으로 몰렸다. 내수 침체에 이어 수출길이 막히면서 매출 감소와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자금줄인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생사 갈림길에 섰다. 이제는 스스로 제 살길을 찾아야 한다.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미래 생존 키워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0월 30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덕양산업의 대주주 명부에 동종업체인 세종공업이 올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자동차에 각각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이들 회사는 울산 토종 기업으로 장기간 돈독한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덕양산업이 한 때 자금난으로 경영권을 잃는 아픔을 겪은 뒤 우호지분으로 세종공업을 끌어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덕양산업 세종

덕양산업의 주주구성은 1대 주주인 윤성희 대표이사 사장(20.04%)과 매형인 이국진 부회장(12.95%), 로고스산업(4.74%) 등으로 이뤄져 있다. 친인척과 임직원 지분(6.12%)을 포함한 대주주 일가 지분은 모두 43.85%이다.

이 밖에 세종공업이 지분 5.79%를 들고 있다. 이를 더하면 대주주 지분율이 49.64%로 과반에 근접한다. 세종공업이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우호지분 역할을 하고 있다.

세종공업은 자동차용 머플러와 컨버터를 생산하는 업체다. 크래시패드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덕양산업과 주종이 다르지만 경쟁업체 지분 5% 이상을 소유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덕양산업과 세종공업은 대주주일가가 혈연관계로 얽혀 있지 않다. 다만 현대자동차의 1차 부품사로 울산에 터를 잡고 함께 성장해온 공통점을 갖고 있다.

덕양산업 주주구성
<자료: 반기보고서>

업계에 따르면 세종공업의 지분 취득은 덕양산업 대주주 일가 요청으로 이뤄졌다. 윤 사장 측이 경영권 지분을 되찾는 과정에서 지분 양수를 제안했고 세종공업이 이를 수락했다.

세종공업의 덕양산업 지분 매입은 2014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윤 사장은 매형인 이 부회장 등과 함께 비스테온 자회사 비히(VIHI)로부터 덕양산업 지분 50%(162만 8249주)를 취득한다. 외환위기 직후 창업주인 고(故) 윤주원 회장 시절 비스테온에 넘어간 지분을 되찾았다. 인수대금으로 258억 원을 투입했다.

윤 사장은 이후 지분율이 12.04%에서 20.04%로 늘어났다. 이 부회장과 로고스산업 등이 당시 윤 사장과 함께 비히가 보유한 지분을 취득했다. 윤 사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단숨에 62.6%로 증가한다. 윤 사장 측에 돌아간 지분이 44.2%다.

윤 사장 측은 남은 지분 5.79%를 세종공업에게 넘겼다. 세종공업은 당시 취득한 주식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윤 사장 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핵심 지분을 세종공업에 넘긴 배경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우호지분 확보 차원에서 일종의 안전장치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비스테온에게 한 차례 경영권 지분을 넘긴 경험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덕양산업과 세종공업 대주주 일가는 친분이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덕양사업을 창업한 윤 회장은 현대자동차 수석부사장 등을 지냈다. 현대자동차 최초의 고유 모델 '포니' 탄생에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

세종공업 창업주인 박세종 명예회장은 포니 개발을 주도한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처남이다. 포니 초창기 시절 자동차 소음기를 생산하면서 현대자동차와 인연을 맺었다.

덕양산업과 세종공업은 설립시기도 각각 1977년과 1976년으로 비슷하다. 두 업체는 이후 현대자동차 인기가 치솟으면서 40여 년간 덩달아 성장가도를 달렸다.

이 같은 인연은 창업주 2세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윤 사장은 박세종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정길 부회장, 박정규 총괄사장 등과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덕양산업과 세종공업은 부품업계에 사이가 매우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오너 2세들 간에도 평소 사업 관련 의견을 주고받는 등 교류가 활발하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