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1월 02일 08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지난달 26일 컨퍼런스를 열고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7897억 원이다. 시장 컨센서스를 400억 원 가량 웃도는 수치다. 컨퍼런스콜을 주재한 정호영 사장은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말했다.모든 사업부문의 실적이 개선됐다. 특히 총매출의 67%를 책임진 기초소재는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두 번째로 큰 사업인 전지는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의구심을 품고 있는 분야가 있다. LG화학이 지속적으로 손실을 내고 있는 전기차(EV) 배터리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콜에서도 애널리스트들은 해당 부문의 흑자 전환 시기와 사업 전망 등을 묻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시장이 던진 물음표에 LG화학은 느낌표로 대응했다. 정 사장은 "2020년까지 EV 배터리의 매출을 7조 원까지 늘리겠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들며 답했다. LG화학이 제시한 목표치는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이다.
내세운 근거는 수주 규모다. 지난해 9월 LG화학이 밝힌 수주 잔고는 34조 원이다. 이번 컨퍼런스콜에서는 정확한 숫자가 아닌 "수주가 의미 있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실제 매출로 직결되는 수주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LG화학의 목소리에 힘을 싣는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수주가 매출로 실현되는 비율이 80% 이상으로 향상됐다"고 말했다.
수주의 확대 추세와 매출까지 인식되는 기간 등을 감안하면 '2020년 매출 7조 원'은 달성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정 사장은 컨퍼런스콜의 끝에 "매출 7조 원은 헛되지 않은 목표"라는 말을 연이어 내뱉었다. 확신에 찬 그의 어조에서 목표치가 불 붙은 경쟁을 의식해 던진 무리수가 아닌 근거 있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다만 LG화학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수주의 '질(quality)'이다. 경쟁의 강도가 거세질수록 산업은 치킨게임·출혈경쟁으로 오염될 수 있다. 기업의 생존을 넘어 산업의 생태계를 뒤흔들 수 있는 문제다. 대표적인 수주 산업인 건설·조선·해운은 불명예스러운 선례로 얼룩진 상태다.
LG화학은 현대기아차·GM·포드·아우디 등 국내외 유명 고객사를 둔 글로벌 리딩 기업이다. 산업의 질서를 정립할 수 있는 위치다. LG화학이 전기차처럼 깨끗하게 시장을 선도하며 질주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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