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나간 교보·흥국생명, '문열고…불지피고' [보험사 자본조달 리뷰]④해외 신종자본증권으로 각각 5억 달러 조달…'발행경쟁·금리부담' 감소
안영훈 기자공개 2017-11-14 11:10:58
[편집자주]
보험회사의 2017년 자본조달 일지가 빼곡히 채워져 가고 있다. 1월부터 지금까지 10개 보험사가 상장(IPO),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역대 두번째로 큰 장이다. 지금도 5곳의 보험회사가 2017년 마지막 자본조달을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큰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는 배경과 보험회사별 조달의 특징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3일 08: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보험사 자본조달 특징 중 하나는 해외 조달이다.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은 올해 하반기 4개월 간격으로 각각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해외에서 발행했다. 교보생명은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장의 문을 열었고, 흥국생명은 향후 중소형사들의 해외 시장 조달 행보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생보사,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흥행 성공'
올해 초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은 연이어 기획재정부를 찾았다고 전해진다. 이들이 기획재정부를 찾은 이유는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해서였다.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조달된 달러를 국내에 들여오지 않고 해외에서 직접 투자재원으로 사용한다고 해도 이는 외화 차입에 해당돼 기획재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했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첫 사례의 주인공은 2014년 2억 달러를 해외 신종자본증권으로 조달한 코리안리다. 코리안리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해외 재보험 수재를 위한 신용등급 상향 목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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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등 향후 지급여력비율 하락 위협에 대비한 자본조달 목적 기준으로는 교보생명이 첫 발행사(7월 발행)이다. 교보생명의 신종자본증권 5억 달러 모집에는 11배에 육박하는 54억 달러의 수요가 몰렸다.
교보생명은 생명보험사 첫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시장 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던 보험사에게 새로운 자본 조달 시장의 문을 열어줬다.
교보생명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중소형사들에게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장은 쉽게 발을 내딛기 힘든 시장이었다. 교보생명처럼 우량 신용등급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실패 우려도 컸다.
여기에 도전장을 던진 곳이 흥국생명이다. 흥국생명은 국내 조달 흥행 실패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필수 요건인 해외 신용평가사 등급도 없었다.
흥국생명은 5개월여 전부터 해외 신용평가사 등급 획득과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동시에 추진했다.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뤘지만 지난 2일 흥국생명의 5억 달러 모집에는 7억 달러(최종 유효 기준)의 수요가 몰렸다.
흥국생명의 해외 신용등급은 BBB+,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은 BBB-다. 국내라면 흥행에 실패했겠지만 해외의 경우 BBB급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막연한 불안감에 해외 신종자본증권 조달을 바라보기만 한 중소형 보험사들은 흥국생명의 성공에 힙입어 해외 자본조달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됐다.
◇해외시장 선택 '자의반, 타의반'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이 국내 시장을 뒤로 하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국내 조달시장 여력 고갈과 금리 부담 때문이다.
지난 4월 한화생명의 5000억 원 국내 신종자본증권 발행 이후 국내 시장에서 수천억 원을 또 다시 조달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국내 신종자본증권 시장의 투자 여력 고갈은 금리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대규모 조달이 필요했던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에게는 해외시장 밖에는 답이 없었다. 지난 3월 1000억 원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다가 중도에 철회했던 흥국생명이 다시 국내 시장에서 조달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최근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점도 이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 중 하나다. 해외 투자시장의 경우 국내에 비해 안정적 장기 투자물이 많아 최근 보험사는 해외 투자비중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교보생명과 흥국생명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 달러로 자본을 조달하고 이를 곧바로 해외 장기채 등에 투자하면 환헤지 부담이 크게 줄어 실질적으로 조달금리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채권 투자의 경우 자산 듀레이션 확대에 유리해 최근 보험사들이 해외채권 투자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며 "대신 최근에 환헤지 비용부담이 늘어났는데 달러로 자본을 조달해 이 달러를 직접 투자재원으로 사용하면 재무재표상 자본은 늘고 환헤지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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