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1월 16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년 사이 여성벤처기업은 10배 정도 늘어났다. 일반 산업체에 비해 비중은 미미하지만 여성 벤처기업인이 등장하고, 상장하는 업체도 늘어나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다만 여성 벤처기업이 벤처캐피탈 투자를 유치할 때 느끼는 어려움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다. 투자 심사시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있다고 느끼는 기업인들이 많다.
실제 운용 심사역을 만나 물어봐도 투자기업 중 여성이 대표를 맡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표이사에 대한 정성적인 평가도 중요하게 반영되는 벤처캐피탈 투자에서, 여성이 대표라는 점은 감점 요소로 여겨지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해 2014년 여성기업 전용펀드가 마련됐다. 여성기업은 여성이 대표를 맡고 있는 기업 또는 35% 이상의 여성근로자가 종사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태펀드 출자 규모는 4년간 360억 원에 그치고 있다.
물론 단순히 여성기업이라는 이유 만으로 전용펀드를 통해 지원받도록 하는 것이 역차별이라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벤처캐피탈 총 투자액에서 여성기업 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4.9%에 그쳤다. 벤처캐피탈 투자 시장에서 여성기업의 존재감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한 여성기업 대표는 "기업 활동 중에서도 투자를 받을 때 만큼은 유리천장이 아닌 '시멘트 천장'에 가로막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디자인 등 감성적 측면이 중요한 경쟁요소다. 특유의 감수성과 공감능력을 갖춘 여성의 활약상이 도드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다양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여성 벤처기업의 육성은 중요한 부분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얼마전 한 여성벤처기업 협회 관계자를 만나 여성기업 전용펀드 출자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해 적어도 500억 원 이상은 출자해달라는 요청에 '1000억 원은 돼야 하지 않겠냐'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벤처투자가 확대되는 국면에서 여성기업도 투자유치에 소외되지 않도록 출자에 대한 긍정적인 검토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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