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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 제로' 줄지 않는 8500억 출연 자산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현대차그룹]②글로비스·이노션 주식처분 펀드투자, 연 200억 공익사업 재원 활용

길진홍 기자공개 2017-11-29 08:43:53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1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설립한지 10년이 지났으나 자산 총액은 초기 출연 때와 비슷하다. 그룹 계열사 기부가 전무하고 별도 수익사업을 벌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자산을 유지했다. 투자주식 배당금과 펀드 투자를 활용한 수익을 기반으로 자산 감소를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2016년 12월 현재 자산 총액이 약 8273억 원이다.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는 가운데 금융자산과 투자자산이 각각 4660억 원, 3609억 원을 차지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으로부터 수년에 걸쳐 총 8500억 원의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지분을 출연 받은 가운데 일부 주식을 처분해 장기금융상품에 예치했다.

정 회장은 2013년 이노션 주식 36만 주 출연을 끝으로 현대차정몽구재단 기부를 마쳤다. 잇단 출연으로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자산이 9433억 원으로 불어났다. 그 해 이노션 지분 18만 주를 매각해 약 1000억 원을 확보했다.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지분을 각각 4.46%(167만 1018주)와 10%(18만 주)를 남겨뒀다. 지금도 이 같은 지분율이 유지되고 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자산 유형 추이

재단 자산은 2015년 9118억 원으로 소폭 줄어든다. 이듬해에도 약 845억 원이 줄었다. 자산 감소는 보유 주식 약세로 인한 평가가치 하락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자산 구성에 변동이 없는 가운데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주식가치가 하락하면서 장부상 자산 총액이 감소했다.

재단 자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정 회장의 출연 주식은 일부 금융자산으로 유형이 변경됐으나 규모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이 같은 자산 방어는 정 회장을 제외한 그룹 계열사 또는 총수일가 기부가 전혀 없는 데 이뤄졌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대기업 집단과 달리 그룹 계열사 기부금 유치 실적이 없다.

또 공익사업 비용 충당을 위한 별도의 수익사업을 벌이지 않고 있다. 기부금과 수익사업에 의존하지 않고 해마다 고유 목적사업으로 200억 원 안팎의 자금을 지출하고 있다.

외형 유지 비결은 펀드 투자와 배당금 수익에 있다. 주식처분 대금을 편드랩 투자에 맡겨 짭짤한 수익을 냈다. 지난해 장부에 계상된 펀드랩 분배 수익금이 약 160억 원이다. 장기금융상품에 예치된 자금 4633억 원을 전액 펀드에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수익률이 3.45%에 달한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2014년과 2015년에도 각각 205억 원, 177억 원의 펀드랩 분배 수익금이 유입됐다.

현대차 정몽구 배당 펀드분배수익

투자주식인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지분 배당금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2016년 66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배당금은 수입은 2013년 25억 원, 2014년 32억 원, 2015년 46억 원 등으로 해마다 증가 추이를 보였다.

이처럼 펀드 수익과 배당금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연간 200억원 안팎에 달한다. 별도 수익사업이 없이 유입된 자금은 공익사업 재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문화예술, 저소득교육, 공공의료 지원 등에 투입한 자금이 176억 원이다. 여기에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 약 29억 원이 남았다.

매년 목적사업은 펀드 수익금과 기부금 총액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 최초 출연금을 거의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당분간 이 같은 자산 구성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배당금만으로 목적사업 지출을 감당하기 벅찬데다 은행 이자율을 뛰어 넘는 펀드 투자금 수익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 규모도 중장기간 8000억 원대 이상 외형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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