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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한화생명 블록딜' 실리 챙긴 셈법 [Deal Story]박태준 이사, 내년 초 임기 만료…사외이사 추천권 유지

양정우 기자공개 2017-11-22 15:19:12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2일 08: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가 한화생명 지분을 가장 효과적으로 정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물론 공적자금을 최대한 신속하게 회수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회수를 마칠 때까지 한화생명의 기업가치를 보호하는 것도 역시 필요하다.

예보는 20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한화생명 지분 2.5%를 매각했다. 지난 8월 블록딜을 감안하면 올해 총 5.25%를 국내외 기관투자자에 팔아치웠다. 올 들어 3330억 원 수준의 공적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교롭게도 예보가 보유한 한화생명 잔여 지분은 정확히 10.0%다. 예보는 한화생명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경우 이사회 추천 권한을 갖는다. 만일 이번 딜에서 1주라도 더 매각했다면 사외이사를 추천할 권리를 상실했다.

사실 이미 예보가 추천한 한화생명의 사외이사(박태준 회수총괄부장)는 내년 3월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된다. 블록딜 과정에서 추천 권리를 포기했다면 당장 내년부터 예보측 인사가 경영을 견제할 기회가 없어지는 셈이다.

단기간 매듭짓지 못하는 딜이라면 회수 안정성을 고려해야 한다. 예보가 시도하는 한화생명 지분 매각은 단번에 마무리될 수 있는 딜이 아니다. 예보측 사외이사의 임기 만료가 임박한 만큼 이사회 추천 권한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이 때문에 잔여 지분을 10% 이상으로 맞췄다는 게 IB업계의 관측이다.

예보는 주관사와 함께 한 번에 지분 2~3% 정도를 블록딜로 처분하고 있다. '오버행 이슈'와 수급 여건을 감안한 적정 물량이다. 한차례의 블록딜 이후 3개월 간 보호예수(락업)가 걸리기에 연간 매각할 수 있는 지분은 10%를 넘기 어렵다. 실제 예보측도 내년 처분 목표로 6.2%를 제시하고 있다.

예보는 이번 딜의 경우 주가 흐름과 사전 수요조사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해 매각 수량을 확정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IB업계는 내년 2월 예보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다. 전일 단행한 블록딜에 따라 설정된 락업 기간은 내년 2월 20일까지다. 21일부터는 다시 한화생명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

예보는 보호예수 기간이 풀리는 동시에 즉각 블록딜을 다시 추진했다. 공적자금 회수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앞선 행보를 감안하면 내년 2월 말 곧바로 블록딜에 나서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엔 내년 3월 사외이사를 추천한 후 블록딜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예보는 전일 블록딜을 통해 한화생명 공적자금 회수율을 65.4%에서 69.9%로 4.5%포인트 높였다. 잔여 지분에 대해선 "공자위의 논의를 거쳐 조속히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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