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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어려운 ETF 신탁 유권해석 [thebell desk]

김현동 기자공개 2017-12-12 10:26:41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2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가장 주목을 받은 금융투자상품을 꼽으라면 단연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다. 물론 가장 핫한 상품은 비트코인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금융투자상품이 아니다.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의 인기 요인은 두 가지다. 먼저 올해까지만 가입하면 향후 10년 간 매매차익·환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아동수당 신설로 대변되는 조세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앞으로 이런 절세금융상품이 나오기는 어렵다. 또 원화 강세로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의 최대 고민은 환매 시기다. 전 세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시점에 해외 펀드에 가입했으니 불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비과세 혜택도 매매차익이나 환차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소용이없다.

사실 자산관리 서비스의 존재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융상품 판매가 아니라 판매 이후의 수익률 관리가 자산관리의 핵심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은행이 준비하고 있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신탁은 의미가 있다. 개별 펀드나 ETF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성향에 맞는 ETF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이를 관리해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해외 펀드에 비해 환매가 자유롭고 정보에 대한 접근이 수월하다는 점은 덤이다.

그런데 금융당국은 신탁계약을 통한 해외 ETF 투자를 외국의 자산운용회사가 해외 펀드를 국내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해석하려 하고 있다. 해외 자산운용사가 해외 펀드를 국내에서 판매하려면 금융당국에 신고하는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무래도 해외 펀드이다 보니 사전에 검증을 거쳐서 국내 투자자를 보호하려는 취지다.

우리은행의 해외 ETF 신탁은 해외 자산운용사의 마케팅 활동이 없다. ETF 신탁은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관리해주는 것이 주 목적이다. 해외 ETF 신탁을 '국내에서의 판매 활동'으로 보려면 해외 ETF 운용사가 신탁을 이용해서 해외 펀드에 대한 판촉 활동을 한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

금융당국은 투자일임 계좌를 통한 해외 ETF 편입에 대해서는 '국내 판매'가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신탁은 그 본연의 기능이 고객이 맡긴 재산에 대한 관리·운용이다. 투자일임과의 차이점은 재산의 범위가 금융투자상품보다 넓고, 소유권이 신탁업자에게 있다는 점 정도다.

신탁의 기능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해외 ETF 신탁에 대해 등록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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