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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인수' 네이버, 태그얼롱 절묘히 피했나 대주주 최재호 대표, 일부 지분만 매각···향후 경영권 프리미엄 가능

박제언 기자공개 2017-12-28 06:37:00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2일 1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명함관리앱 '리멤버' 개발사인 드라마앤컴퍼니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해 벤처캐피탈이 보유한 태그얼롱(Tag along) 조항을 교묘하게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리멤버의 대주주인 최재호 대표와 벤처캐피탈이 갖고 있는 주식의 매입가격은 동일하게 책정했지만 매입 주식수를 달리해 결과적으로 저렴하게 경영권을 매입하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벤처캐피탈은 보유주식 전량을 처분했지만 최 대표는 지분 일부만을 매각해 향후 높은 가격에 거래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드라마앤컴퍼니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의 지분 전량(전환상환우선주 1만 9711주)을 인수했다. 지분율로 따지면 49%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여기에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의 지분도 일부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로 네이버가 확보한 드라마앤컴퍼니 지분율은 50%를 웃돌게 된다. 벤처캐피탈과 최 대표 지분 외 지난달 드라마앤컴퍼니 유상증자에 참여해 취득한 신주도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네이버는 드라마앤컴퍼니 지배주주로서 경영권도 확보한 셈이다.

반면 2015년말 기준 최 대표의 드라마앤컴퍼니 지분율은 36.6%였다. 지난달 네이버의 투자 유치 후 지분율이 희석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30%대를 유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 대표는 네이버보다 적은 지분율로도 드라마앤컴퍼니 경영을 맡을 것으로 네이버측과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네이버측이 최 대표의 지분도 추가로 인수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이는 드라마앤컴퍼니 기업가치와 네이버 간 거래를 살펴보면 예상할 수 있다.

지난달 네이버는 드라마앤컴퍼니 구주(보통주 4485주)와 신주(보통주 340주)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총 50억 원이었다. 구주와 신주 인수가격이 다를 수 있으나 평균 인수단가는 103만 원정도로 계산된다. 지난달까지 드라마앤컴퍼니 기업가치를 415억 원정도(총 발행주식수 4만 51주)로 평가한 셈이다.

이번 거래에서 평가된 드라마앤컴퍼니 기업가치는 약 450억 원이하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달 네이버에서 드라마앤컴퍼니 유상증자에 참여키 위해 평가한 가치인 415억 원 수준보다는 다소 높은 셈이다. 벤처캐피탈의 지분을 인수한 가격도 평균 110만 원 수준이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M&A에서 경영권 지분은 웃돈(프리미엄)을 붙인다. 최 대표의 지분은 좀 더 높은 가격을 얹어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네이버는 최 대표의 지분이 아닌 벤처캐피탈의 지분만 매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벤처캐피탈의 지분만으로 충분한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는 까닭이다.

M&A업계 관계자는 "벤처캐피탈의 드라마앤컴퍼니 지분에는 태그얼롱 옵션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태그얼롱은 동반매도권이다. 지배주주가 보유 지분을 매각할 때 태그얼롱 옵션을 가진 투자자는 같은 조건에 팔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만약 최 대표의 지분을 매입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네이버는 최 대표의 경영권 지분을 110만 원 이상으로 평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네이버는 최 대표의 지분과 태그얼롱을 행사한 벤처캐피탈의 지분을 모두 주당 110만 원 넘는 가격에 매입해야 했을 수 있다.

이를 뒤집어 보면 최 대표가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으니 벤처캐피탈은 태그얼롱을 행사할 수 없는 셈이다. 최 대표의 지분 매각 조건과 동일하게 매각을 요청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M&A업계 관계자는 "향후 네이버는 최 대표의 지분을 이번 거래 가격보다 높게 평가해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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