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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 보던 현대오일뱅크, IPO 실행 까닭은 현대重 위기마다 단골 등장, 정유업 호황 맞물려 몸값 상승

심희진 기자공개 2017-12-28 10:11:56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7일 11: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몇 차례 무산된 기업공개(IPO)를 본격 추진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선제적으로 자금 마련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정유·화학업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는 점도 IPO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인 현대로보틱스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오일뱅크를 IPO하기로 결정했다.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91.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현대오일뱅크는 내년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외부감사인 지정, 주관사 선정, 상장예비심사 청구 등의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IPO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항상 거론되어 왔다. 특히 2016년 6월 현대중공업이 주채권은행에 3조 5000억 원의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하면서 현대오일뱅크 IPO에 업계의 관심이 재차 집중됐다. 현대오일뱅크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는 경영개선 계획과 별도로 제출한 3조 6000억 원의 컨틴젠시플랜(Contingency Plan·비상 시 대책)에 포함됐었다.

현대오일뱅크가 다시 주목받은 건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이 6개 사업부 분사 계획을 발표한 직후부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현대오일뱅크 지분 91.13%를 분할·신설된 로봇·자동화업체인 현대로보틱스에 전부 넘겼다. 업계에선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게 된 현대로보틱스가 체제 전환을 맞아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다각도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현대오일뱅크의 IPO 추진은 그룹의 자금 사정과 무관치 않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이번 4분기에 3000억 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사손실 충당금,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저조한 수주 실적으로 내년 일감도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여신을 줄이기 전에 앞서 자금여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이번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그룹의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을 높일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사업구조 재편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유·화학 산업의 호황과 맞물려 현대오일뱅크가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것도 IPO 추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빅4 가운데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유일하게 증가한 곳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설립한 현대케미칼, 현대코스모 등 자회사들이 올 들어 4000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체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호실적에 힘입어 지난 6월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2010년 이후 7년 만이다. 이로써 2500억 원 안팎의 배당금이 현대로보틱스로 유입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가 비(非)정유 사업 확대 등에 힘입어 올해 1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현대오일뱅크의 몸값이 10조 원 안팎까지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설비 능력은 국내 정유사 중 4위지만 수익성과 설비 효율성은 업계 상위권"이라며 "현대중공업그룹의 살림을 책임지는 주력 회사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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