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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아웃도어' 영원무역, 재고부담 키울까 [변혁기 의류 OEM 분석]③홀딩스 재고자산회전율 반토막…신사업 정착·아웃도어 부진 극복 '과제'

노아름 기자공개 2018-01-09 07:58:55

[편집자주]

섬유산업은 오늘날 한국경제를 일군 씨앗이다. 옷과 신발을 직수출하는 업태는 변화를 거듭했지만 여전히 수출 경제의 한 축을 이끌고 있다. 옷을 만들던 작은 공장들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의류 OEM사'로 재탄생했다. 그러나 상표가 없는 OEM업체는 외형에 밀려 그동안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단순 하청을 넘어 종합의류기업 등 변신을 꿈꾸는 숨은 주역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5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원무역그룹이 악성 재고 위험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신사업, 지속되는 아웃도어 시장 부진 등의 영향으로 재고자산의 현금화 속도가 둔화됐다.

영원무역그룹의 양 날개는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다. 양대 축은 각각 의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과 아웃도어 유통 등에 주력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탄탄해 영원무역그룹은 수년간 OEM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있다는 평가다.

다만 보유자산이 현금으로 전환되는 기간이 점차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영원무역그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신사업이 아직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지 못한데다 아웃도어 시장의 저성장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등 업황 부진이 맞물린 결과다.

상품·제품 등을 포괄하는 재고자산은 기업이 일정한 수준을 확보해야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자산이 현금화되는 속도가 늦어지면 악성 재고로 쌓여 부담을 키우게 된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재고자산이 유동성이 큰 당좌자산으로 변화하는 속도를 나타내는데 이는 자산 보유 수준의 과잉 혹은 부족을 판단하는 데 적합한 지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영원무역의 재고자산은 4561억 원으로 재고자산회전율은 3.41 회전으로 집계됐다. 개별적인 취급 품목에는 차이가 있지만 이는 OEM 경쟁사와 비교해도 회전율이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세실업(5.15), 화승인더스트리(6.42)와 비교하면 재고의 현금화 속도가 많게는 두 배까지 차이가 난다.

이같은 경향은 지난 2015년 이후 3년 간 지속돼왔다. 2015년 한세실업(9.28), 화승인더스트리(7.39) 등 경쟁사가 빠른 속도를 유지했던 것과 달리 영원무역은 재고자산회전율이 4.07회전에 그쳤다.

이는 영원무역이 스위스 자전거유통업체 '스캇 코퍼레이션(이하 스캇)'을 인수하며 신사업을 추진했고 이에 따라 급증한 재고를 제때 소진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글로벌 자전거 시장이 전동휠·스쿠터 등 스마트 모빌리티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전통 자전거에 주력하는 스캇 판매 속도가 기대치를 하회했다는 평가다.

아웃도어 '노스페이스'를 판매하는 영원아웃도어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내수 침체가 이어지며 의류 소비가 줄었고 이에 따라 영원아웃도어는 재고를 그대로 쌓아뒀다.

2015년 영원아웃도어의 재고자산은 전년대비 82% 증가한 1217억 원을 기록했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증가율이 높다. 블랙야크(1.1%)와 네파(9.7%) 등의 재고자산 증가율이 10% 안팎에 불과한 것과 비교할 때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평가다. 영원아웃도어의 재고자산 규모는 2016년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영원무역홀딩스 재고자산 증감추이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가 재고 부담을 키운 결과 2010년 5회전에 육박했던 영원무역홀딩스의 재고자산회전율은 지난 3분기 3회전에도 못 미친 2.65회전에 그쳤다. 2010년과 비교하면 최근 자산의 현금화 속도가 반토막났다. 2015년 영원무역홀딩스의 재고자산이 전년대비 90% 급증한 뒤 2016년에는 재고자산이 6000억 원까지 불어난 결과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의 지분을 각각 50.52%, 59.3% 확보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와이엠에스에이(YMSA) 및 성기학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YMSA의 영원무역홀딩스 지분율은 29.09%이며 이외에 특수관계인 등을 합한 영원무역홀딩스 지분율은 46.25%다.

영원아웃도어는 반응생산(QR) 시스템을 강화해 소비자 주문에 따라 제품 생산량을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파트너사로서 관련 상품을 출시, 재고 소진 시기를 앞당긴다는 전략을 짰다. 최근 불고 있는 '롱패딩' 열풍 또한 아웃도어업계가 실적 개선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영원아웃도어는 평창동계올림픽 티켓 구매자를 대상으로 의류 추가 할인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동계올림픽 관련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불고 있는 롱패딩 열풍에 맞춰 '국가대표 롱다운 리미티드 에디션'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온라인몰 및 노스페이스 매장에서 한정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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