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집중 투자' 보수적 자금 운용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포스코]③예금·회사채 등 수천억 투입, 포스코 지분도 취득
박창현 기자공개 2018-01-24 07:47:46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9일 14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 산하 재단들이 재단 설립 취지에 맞게 보수적인 자금 운용 전략을 펼치고 있다. 보유 자산 대부분이 안전자산인 정기 예금과 장기투자 상품으로 채워져 있다. 그 연장선에서 포스코 주식도 사들였다.포스코 재단들은 기본적으로 계열사로부터 받은 기부금으로 재단 살림을 꾸리고 있다. 여기에 금융 상품 투자로 얻은 이자와 배당 수익이 예산 집행과 관련해 운신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는 현재 포스코교육재단과 포스코청암재단, 포스코1%나눔 재단 등 3곳의 공익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재단은 모두 보수적인 자금 운영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자산 구성 내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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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청암재단은 2016년 말 기준으로 총 2207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91.8%에 해당하는 2028억 원이 장기투자증권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회사채 투자 비중이 가장 높다. 포스코청암재단은 총 1783억 원을 회사채 매입에 썼다. 230억 원 가량은 포스코와 조선내화, 포스코엠텍 등 알짜 우량주에 투자했다.
현금성 자산도 37억 가량 보유하고 있다. 정기예금과 요구불예금(MMDA) 등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금융 상품이 대부분이다. 이와 별도로 단기 회사채도 100억 원 넘게 샀다.
포스코1%나눔재단 또한 자산 구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 127억 원의 총 자산 가운데 현금성 자산과 단기투자자산 비중이 99%에 달한다. 2016년 말 현재 현금성 자산 122억 원, 단기금융상품이 5억 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교육재단의 경우 학교 운영 법인 특성상 건물과 토지 등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다. 그럼에도 금융자산 투자액이 1048억 원으로 적지 않다. 이는 전체 자산 3786억 원의 27%에 해당하는 규모다. 18억 원은 현금성 자산, 108억 원은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한 상태다. 나머지 921억 원은 만기보유증권과 매도가능증권에 투입했다.
포스코 지분 투자가 대표적이다. 포스코교육재단은 40만 3000주(0.46%)의 포스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직접 돈을 주고 산 주식들이다. 현재 장부가격만 537억 원에 달한다. 포스코 투자가 안정적인 자금 운용 기조와 맞아 떨어진다고 판단, 지분 매입을 단행한 것으로 판단된다.
투자 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도 쏠쏠하다. 금융자산에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한 포스코청암재단은 매년 80억 원 대 투자수익을 내고 있다. 2016년에는 87억 원의 수익이 났다. 이자수익은 78억 원, 배당금 수익은 9억 원으로 집계됐다. 배당 수익 기여도가 가장 높았던 지분은 '조선내화'로 6억 4000만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포스코와 포스코엠텍 배당금은 각각 2억 4750만 원, 4900만 원이었다.
1000억 원 대 투자상품을 갖고 있는 포스코교육재단은 2016년 기준으로 48억 원의 수익을 냈다. 배당 수익이 33억 원으로 가장 많고, 이자도 14억 원이나 받았다. 포스코1%나눔재단의 경우, 8800만 원의 이자 수익을 챙겼다.
포스코 재단들은 투자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과 기부금을 더한 금액을 사실상 연간 운영 예산으로 쓰고 있다. 포스코교육재단은 투자 수익으로 전체 예산의 15% 가량을 충당하고 있다. 포스코청암재단의 경우 온전히 투자 수익으로만 1년 살림을 꾸리고 있다. 투자 성과에 따라 운영 예산 또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포스코 재단의 보수적 자금 운용 전략에 수긍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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