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2월 01일 08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신F&I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한남동 외국인 아파트 부지 개발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분양가가 높다는 이유로 주택보증공사(HUG)가 분양보증 승인을 거절한 까닭이다. 이대로면 개발사업은 중단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한남동 개발사업은 대신F&I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사업을 위해 조성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는 자그마치 9000억 원에 달한다. 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매일 2억 원에 가까운 금융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1년 동안 이자비용으로 630억 원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그만큼 대신F&I는 사업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대신F&I의 기대대로 한남동 개발사업은 순탄하게 흘렀다. 9000억 원의 대규모 PF 조성에 필요한 시간은 단 1개월이었다. 1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이정도 규모의 PF 딜이 성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한남동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결과나 다름없었다.
지나치게 장밋빛 미래만 바랐던 걸까.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고(高)분양가 아파트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한남동 개발사업엔 악재였다. 이 같은 불길한 예감은 현실로 다가왔다.
HUG가 분양가가 높다는 이유로 분양보증 승인을 거절했다. HUG는 고분양가의 확산 방지를 위해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HUG의 눈높이는 4750만 원으로 맞춰져 있는 상태다. 대신F&I가 제시한 분양가와는 1000만 원 가량 차이가 나는 액수다.
대신F&I가 HUG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분양가를 낮출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 토지 매입에만 자그마치 6200억 원을 들인 탓에 최소 5500만 원은 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대신F&I가 책정한 분양가가 높은 수준도 아니다. 한남동 고급 아파트인 한남더힐의 평균 분양가는 평당 6000만 원 선이다.
문제는 HUG가 협상 의지 자체가 없다는 점이다. 대신F&I가 HUG가 제시한 분양가를 수용하느냐 여부에 따라 한남동 개발사업의 명운이 결정되는 상황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HUG가 지나치게 정부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HUG는 마땅한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분양가를 낮추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이다 보니 정부 눈치만 보고 주위 집값 시세와 토지매입대금 등 현실을 외면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HUG는 마땅히 합리적이고 일관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정부 기관이다. 하지만 대신F&I 사례를 보면 뚜렷한 원칙이 없어 보인다. 한남동 개발사업에만 가혹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아닐까. 대신F&I가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 정책의 본보기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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