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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42조 수주잔고' 전기차배터리 자신감 [배터리 사업 열전]②경쟁사 대비 압도적, 고마진 계약 확대 '과제'

김병윤 기자공개 2018-02-14 08:29:00

[편집자주]

최근 화학업계 대표 키워드는 배터리다. IT·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술개발과 인력확보 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전략 노출을 둘러싼 눈치보기 또한 상당하다. 생존 게임에 뛰어든 배터리업체의 상황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9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은 전지사업의 중심이 될 전지차(EV)배터리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다. 'EV배터리 글로벌 1위'라는 타이틀을 공개석상이나 보도자료에서 흔히 사용한다.

그 배경은 40조원을 웃도는 수주잔고이다. '전기차배터리 2020년 매출액 7조원'이라는 목표 역시 상당한 수주잔고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하다. LG화학을 포함해 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EV배터리 생산업체 가운데 수주잔고를 밝히는 곳은 LG화학뿐이다. LG화학의 근거 있는 자신감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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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현재 LG화학의 EV배터리 수주잔고는 42조원이다. 2016년 9월 대비 수주잔고 규모는 8조원 증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주잔고 42조원은 출하량 250~300GW 정도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는 경쟁사 대비 상당히 큰 규모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EV배터리 수주잔고를 밝히지 않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EV배터리 수주잔고를 10조원(60GW)으로 추산했다. 추정치는 LG화학 수주잔고의 1/4 수준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고객사 확보의 원동력"이라며 "국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은 점도 수주 경쟁력이 높은 이유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충청북도 오창을 비롯해 미국·중국·폴란드 등에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다. 폴란드 공장은 올 1분기 생산에 돌입한다.

지난해 말 현재 LG화학의 EV배터리 캐파(CAPA·생산능력)는 약 18GWh다. 고성능 순수전기차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캐파를 70GWh로 늘릴 예정이다. 늘어나는 수주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올해부터 3년 동안 EV배터리 캐파 확대에 3조~4조원 가량의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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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수주의 양적인 측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관건은 수주의 질이다. 현재 수주잔고 42조원 가운데 3세대 EV배터리는 8조원이다. 원재료 가격 변동이 판매가격에 비교적 잘 반영되는 구조이다. 나머지 34조원의 수주잔고 경우 원가 움직임이 판매가로 나타나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LG화학에 보수적인 투자 관점을 제시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한승재 동부증권 연구원은 "42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 가운데 급등한 메탈 가격의 변동에서 자유롭지 않은 잔고가 상당수임을 간과할 수 없다"며 투자의견 유지(Hold)를 제시했다.

LG화학은 일각에서 제기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내실 있는 수주전략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지난달 31일 "메탈의 가격 변동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는 계약구조를 만들기 위해 고객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대형 프로젝트 위주의 수주 전략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발언했다.

시장의 반응은 다양하다. 긍정적인 전망도 존재하지만 신중한 태도도 적지 않다.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 산업 특성상 계약 내용을 세부적으로 파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자동차시장은 자동차회사가 갑이라는 구조가 있었기 때문에 부품업체들의 협상력이 떨어졌다"며 "전기차시장 경우 자동차회사와 배터리업체 간 관계를 정확히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EV배터리 수주가 매출로 인식될 때까지 장시간 소요된다"며 "배터리업체에 우호적인 계약이 이뤄지더라도 단기간 내 수익성 제고를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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