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대우건설 신용도 균열, 대우조선 트라우마 한몫? [Rating Watch]신평사, 뒷북 평정 가능성 우려..."BBB급 강등은 부담" 지적도

민경문 기자공개 2018-02-14 09:30:47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2일 1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에 대우조선해양은 여전히 악몽으로 남아 있다. 대규모 손실의 징후가 사전에 발견됐지만 등급 강등은 제 때 이뤄지지 못했다. '뒷북 평정'에 투자자의 비난을 오롯이 감수해야 했다. 한 때 AA급을 자랑하던 신용등급은 '광의의 부도'에 준하는 레벨까지 추락한 상태다.

대우건설(A-)의 잇따른 부실은 대우조선해양의 '재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양사를 같은 선상에 놓고 판단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긴 하지만 신용평가사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한국기업평가가 '와치리스트' 등재로 선공을 날린 가운데 다른 두 곳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기평, 대우건설 와치리스트 등재...한신평 "조만간 입장 표명"

대우건설은 2017년 연간 영업이익은 4373억 원으로 잠정 발표했다. 2008년 이후 최대 이익 규모지만 4분기만 보면 1432억 원의 영업적자다. 해외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4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에서 1조 원 규모의 분기 손실이 발생했다고 알려진 시점이 불과 1년 전이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8일 대우건설 단기등급(A2-)과 기업신용등급(A-)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한 노치만 떨어져도 BBB등급으로 추락하는 셈이다. 대우건설이 시공 보증을 맡고 있는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와치리스트에 올랐다.

NICE신용평가는 별도의 등급 액션은 취하지 않았다. 일단 진행 중인 해외 프로젝트의 추가 원가율 조정 가능성을 지켜보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조만간 대우건설 신용등급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3사 모두 현재 등급에 대한 불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대우건설의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현 등급을 지킬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전체로 보면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같은 A급인 호반건설로 매각된다고 해도 등급 상향 이슈가 있었던 아니었다. 오히려 M&A가 백지화되면서 대주주(산업은행) 지원 가능성을 그대로 인정받는 점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이도 있다.

◇대우조선 뒷북 평정의 기억 "대우건설도 신뢰 잃어"

그럼에도 대우건설의 등급 하락 가능성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일부는 신평사들의 대우조선해양 트라우마를 지적한다. 한 때 AA등급을 달리던 대우조선해양은 해외 부실 등이 누적되면서 CCC등급까지 추락했다다. 사실상의 채무불이행 상태다. 업계에선 '광의의 부도'가 아니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오래 전부터 대규모 손실의 징후가 발견돼 왔지만 신평사들이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둘러싸고 '뒷북 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단기간 내 등급 변동이 시장에 미친 충격은 상당했다. 평정 과정에서 실적 전망 등에 대한 실사를 제대로 했다면 사전에 이를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당시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만 믿고 분식회계를 파악할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다며 감사원의 지적을 받아야 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한화에 매각하려다 실패했는데, 대우건설도 마찬가지 수순을 밟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트라우마와 함께 신평사들이 기존 건설사의 손실 인식 시스템 자체를 불신하기 시작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 관리하니 대우건설에 더 이상 큰 손실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무너졌다"며 "과거 워크아웃을 앞둔 현대건설의 회계 시스템 자체가 모두 엉망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