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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 SK㈜, 두집 살림 종지부 찍나 [SK건설 IPO]SK㈜ 소속 유력…신용등급·조달비용 등 유리

이상균 기자공개 2018-03-08 09:31:0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2일 13: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년 이상 SK케미칼과 SK㈜ 사이에서 두 집 살림을 해온 SK건설의 오락가락한 지배구조가 조만간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SK건설이 현재 최대주주인 SK㈜ 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건설의 신용등급과 자금조달 비용 등을 감안할 때 SK㈜ 소속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평이다. SK케미칼이 SK건설을 편입시킬 때 5000억원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2009년 6월 기점으로 SK㈜에 무게 중심 쏠려

SK디스커버리는 최근 SK케미칼 지분 공개매수를 골자로 한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SK케미칼 주주들을 대상으로 보유 주식을 모집하고 그 대가로 SK디스커버리 신주를 지급하는 구조다. 거래 규모는 3874억원이다. 이번 거래는 지주사 전환 후속 조치다. SK케미칼은 지난해 12월 지주회사 'SK디스커버리'와 사업회사 'SK케미칼'로 분할됐다. SK그룹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지주사 체제의 첫발을 디딘 것이다.

관심은 10여년 이상 모호한 지배구조를 유지해 온 SK건설의 행보에 쏠린다. 비상장사인 SK건설의 최대주주는 SK㈜로 지분율은 44.48%다. 이어 SK케미칼이 28.25%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 구성으로만 보면 SK㈜ 소속이지만 그동안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하는 곳으로 간주됐다.

SK㈜와 SK케미칼의 불안한 동거는 이제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법은 지주사가 상장 자회사의 20%, 비상장 자회사의 40% 지분을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는 이 같은 지분 규정을 2020년 1월까지 준수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SK건설이 SK㈜ 계열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SK건설을 놓고 SK㈜와 SK케미칼이 지분 매입 경쟁을 벌였지만 2009년 6월을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SK케미칼은 시설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중인 SK건설 지분 40%를 SK㈜에 넘겼다.

재계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바뀐 뒤에서도 SK케미칼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한 것은 SK㈜가 이를 용인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최태원 회장과 최 부회장이 SK건설에 대한 지배구조를 이미 결론 지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도 SK케미칼이 SK건설을 계열사로 편입시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SK건설의 지분 11.75%(414만 7432주)를 추가 매입해 40%를 채워야 한다. 최근 SK건설의 장외 주가는 1월까지만 해도 2만원 중반대에 머물었지만 상장 이슈가 불거지면서 지난달 28일 기준 3만 8450원으로 올랐다. 즉, SK케미칼이 SK건설을 품기 위해서는 1594억원이 필요하다.

◇SK케미칼, SK건설 품으려면 5428억원 필요

이게 전부가 아니다. 8년 전 재무적투자자(FI) 역할을 했던 SK㈜ 지분 약 40%를 매입해야 한다. SK㈜ 입장에서는 비상장사인 SK건설 경영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굳이 4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공정거래법도 지주회사는 다른 계열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SK건설 지분 40%를 추가 인수하기 위해서는 5428억이 소요된다. SK케미칼로서는 부담스런 금액이다.

SK건설 입장에서도 SK케미칼보다는 SK㈜가 제공하는 우산이 더 안락하다. SK건설이 가장 최근인 지난해 9월 발행한 3년물 회사채 신용등급은 A-로 금리는 4.4%를 기록했다. SK건설의 최대주주가 SK㈜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게 형성된 것이다.

SK㈜의 신용등급은 AA+로 SK케미칼의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A)보다 높다. 이는 SK건설이 SK케미칼 계열로 편입될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SK건설이 SK케미칼 소속으로 편입되는 순간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달 금리도 1%포인트 이상 올라갈 것"이라며 "PF 조달창구가 아예 막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SK건설 입장에서도 신용등급 하락은 치명타다. SK건설은 올해 9월말 기준 부채총계 3조 5815억원, 자본총계 1조 3329억원으로 부채비율 268.6%를 기록했다. 적정 수준(200%)을 초과하는 수치다. 조달비용 증가는 재무구조 경색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K건설은 현재의 최대주주(SK㈜)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SK케미칼이 이 같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SK건설을 편입시킬지는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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