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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 법정관리行' 선제대응 못한 수은 책임론 비슷한 처지 STX조선은 은행관리 아래 존속키로

윤지혜 기자공개 2018-03-08 16:31:56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8일 12: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느냐 죽느냐 생존의 기로에서 진통을 겪던 성동조선이 결국 법정관리(회생절차)에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그간 성동조선에 대한 비용 구조 슬림화가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던 점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초기에 과감한 구조조정을 하지 못한데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경영악화로 함께 컨설팅 실사를 받았던 STX조선은 고강도 자구계획과 LNG,LPG 수주 확대 등 사업재편을 먼저 진행키로 했다.

수은은 8일 성동조선에 더 이상 금융지원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2017년 12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산업·금융 측면을 고려해 실시한 컨설팅 결과에 따른 것이다. 성동조선은 사실상 법정관리 신청을 하기로 했으며 STX조선은 독자 생존을 위한 고강도 자국 계획을 실행하며 은행 관리하에 두기로 했다.

사실 이 같은 결과는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장기화된 조선업계 침체로 국내 대다수 조선사들이 수주 부진과 수익성 개선 지연 등 영업적 불확실성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동성 악화 뿐 아니라 조선산업 전반에 산재된 리스크가 컸다. 수주 잔량이 5척이지만 선주의 요청으로 건조 착수는 못해 도크가 비었다. 일감이 바닥을 드러낸 채 매달 막대한 고정비만 지출되면서 당장 올 2분기 안에 채무상환 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수은은 이러한 정황을 인지하고도 선제적인 대응에 실패했던걸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조선업황이 악화된 지 오랜시간이 지났지만 성동조선이 다른 중소형사에 비해 선제적으로 슬림화 전략에 나서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6년 말 정부 관계부처 합동 발표자료에 따르면 성동조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 조선사는 희망퇴직, 유휴자산 매각, 포트폴리오 축소 등을 진행했다.

SPP조선은 희망퇴직, 유휴자산 매각 등을 통해 흑자전환했으며 사천조선소 등 매각을 추진했다. STX조선은 좀 더 과감한 구조조정을 이미 단행,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았다. 산업은행은 STX조선에 RG를 발급해주는 대신 고정비를 30%이상 낮출 수 있는 고강도자구계획안을 요구했다. 반면 성동조선은 삼성중공업과 경영협력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 발표에 그쳤다.

이는 각 조선사 재무현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성동조선해양 재무제표에 따르면 매출 규모가 2014년 6969억, 2015년 1조6928억, 2016년 1조7727억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RG발급 등을 통해 회사 존속을 연명하기로 한 STX조선해양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차이가 난다.

STX조선은 2012년 매출액 6조2211억 원을 기록했지만 2013년부터 급격하게 규모를 축소했다. 당시 STX그룹 전반적으로 재무구조 악화를 겪었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정리가된 것도 있지만 이후 매출 규모가 꾸준히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2013년 3조 가까이 되던 매출은 점차 줄어들면서 2016년 1조681억 원, 회생절차를 거친 후 2017년 3분기에는 3537억 원으로 축소됐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매출 규모를 크게 잡다보면 고정비를 커버하기 위해 저가에 수주를 하게 된다"며 "수주를 아무리 많이 하고 매출이 크더라도 비용 구조가 악화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비용 구조를 슬림화하고 적정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상태에서 영업을 해야 조선소가 존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 규모를 조기에 축소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수은 관계자는 "매년 성동조선 영업이 개선될만한 환경이 갖춰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며 "단기 성과와 수주량에 대한 계획이 있어 슬림화를 전격적으로 진행하지 못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업황 예측에 실패한 데 대해 인정하는 셈이다.

성동조선은 2010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뒤 7년째 공적자금 투입에 의존해 연명해왔다. 수은이 성동조선에 쏟아부은 자금만 3조1000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외부 컨설팅을 통한 기업가치 산정 결과, 청산가치(7000억원)가 존속가치(2000억원)보다 훨씬 큰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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