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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했던 프랭클린템플턴, 여유없었던 삼성 합병 논의 1년여만에 합의

이승우 기자공개 2018-03-16 11:58:46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5일 0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과의 합병을 전격 발표했다. 사실 양사간 합병 내지는 제휴와 관련된 논의는 1년 이상 진행돼 왔었다. 합작설이라는 소문으로 돌기 시작했을 때 업계에서는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이 한국 시장 철수를 위한 파트너로 삼성자산운용을 꼽았다고 봤다. 물론 이번 합병 계약은 한국 사업을 지속하는 것을 전제로 했지만 향후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운용자산 이탈과 수익성 저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다급했던 프랭클린템플턴과 달리 삼성자산운용에게는 더 시급한 문제가 있었다. 결정권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결정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 또 그에 앞서 3사 분리라는 삼성자산운용 내부 이슈도 있었다.

◇철수설 돌았던 프랭클린템플턴...1년전 논의 시작

삼성자산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과의 합작 논의는 지난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외국계 운용사들의 철수가 러시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프랭클린템플턴도 철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그러면서 매각 상대방을 찾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매각 대상이 삼성자산운용이라는 설이 덧붙여졌다.

삼성자산운용과의 논의는 철수가 아닌 제휴 내지는 합작 방식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삼성자산운용 입장에서도 해외 유수 운용사와의 제휴로 해외펀드 운용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 나서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그룹 내 결정권자의 부재로 금융계열사 사업전략의 결정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계열사의 해외 운용사와의 합작 문제가 그룹 수장에게 보고될 일인지는 확인하기 힘들지만 수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결정하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계열사별 태스크포스(TF)가 결성되는 등 삼성그룹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면서 합병 결정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삼성자산운용 내부적으로 3사 분리 이슈가 더 큰 문제였다. 지난해 초만 해도 삼성자산운용 단독 회사 체제였기에 프랭클린템플턴과 합병 이후 분사를 하게 됐을 경우 문제가 복잡해질 수도 있었다. 분사가 완료된 이후 올해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합작을 하는 게 삼성 입장에서는 수순이었던 셈이다.

◇가치산정 최대 변수, 추가 자금 투입도 변수

결과적으로 프랭클린템플턴은 매각이 아닌 합작을 선택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합작 논의 과정도 '한국사업 지속'을 전제로 하면서 향후 사업 부문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가 길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주요 논의 대상은 양사에 대한 가치 평가와 그로 인한 합병 비율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양사 모두 비상장사인 이유로 회사 가치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합작 체결 및 유지시 투입되는 비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합작비율은 5대 5로 정해졌지만 양사간 가치는 현격하게 차이가 났다. 프랭클린템플턴의 가치는 삼성자산운용의 23% 수준에서 매겨졌다. 프랭클린템플턴 입장에서는 이같은 가치 산정에 대한 불만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 이를 놓고 양사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한국 사업을 지속한다는 전제와 더불어 합작비율을 5대 5로 잡으면서 향후 프랭클린템플턴의 추가 투자에 대한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향후 바이백(buy-back) 조건 등 한국 사업 철수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가 합작 기간동안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일한 비율로 합작을 하고 자금을 대기로 했지만 회사 가치 산정에서 프랭클린템플턴이 상당히 낮게 평가됐다"며 "가치 산정과 더불어 향후 추가 자금 투입에 대한 논의가 오랫동안 지속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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